엔지 포스테코글루(58)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는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년 계약을 맺었고, 7월 1일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령탑 선임에 애를 먹은 토트넘의 선택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토트넘은 2022~23시즌 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퇴단했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응급 처방도 오래가지 못했다. 스텔리니 감독대행이 이끈 토트넘은 크게 흔들렸고, 결국 구단은 결별을 택했다. 시즌 말미부터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토트넘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새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했다. 적이 없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을 비롯해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연결만 됐을 뿐, 결실은 보지 못했다.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네덜란드) 감독이 토트넘의 유력한 차기 감독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역시 결렬됐다. 슬롯 감독이 페예노르트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동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데려온 수장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2021년 셀틱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올 시즌 팀의 3관왕(리그·리그컵·FA컵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오현규의 스승이자, 셀틱으로 데려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활약한 스코틀랜드 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다수 토트넘 팬이 불만을 쏟는 이유다.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다. 그는 선수 발전에 관한 좋은 실적을 보유했다. 우리 클럽에 중요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시즌 준비를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996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베테랑’이다. 호주 A리그 다수 팀을 맡았고, 호주 연령별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까지 이끌었다. 지난 2018년에는 처음으로 호주를 떠나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를 지휘했다. 2021년 셀틱과 계약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들였다.
그동안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표적으로 2015년에는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호주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결승에서 2-1로 꺾고 아시아 정상에 섰다. 포스테코글루는 2019년 요코하마에 J리그 우승컵을 안기기도 했다.우승 청부사’라고 불릴 만한 커리어를 쌓았다. 이번 계약으로 호주인 최초의 EPL 감독이 된 배경이다. 다만 우려의 시선이 적잖다. EPL을 비롯한 빅리그 경험이 없는 탓이다.
더구나 계약 기간이 예상보다 길다는 게 토트넘 팬들의 심기를 건드릴 만하다. 애초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매체가 2+1년 계약을 점쳤다. 2년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성과를 보고 1년을 추가하거나 짧은 기간 내 경질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기간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무려 4년 동행을 약속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미래를 맡긴 셈이다.
손흥민과 궁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활용한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아울러 그는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아시아 선수들에 관한 편견이 없다. 셀틱에서 오현규 외에도 후루하시 교고와 마이다 다이젠 등 일본 선수가 넷이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휘하에서 어김없이 왼쪽 날개를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