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인 부분 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큰 것 같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수장은 지금 필요한 건 쉬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태훈(31)이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4월 27일 이원석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삼성으로 온 김태훈은 이적 후 첫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김태훈은 오자마자 맹활약을 펼쳤다. 4월 세 경기 1승 2세이브 평균자책 0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5월 들어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5월 2일 키움 히어로즈전 1이닝 4실점을 시작으로 강타자들이 즐비한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각 0.1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주무기 포크볼이 상대 타자들에게 통하지 않고, 직구 스피드 역시 밋밋했다.
그러다 5월 23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31일 SSG 랜더스전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다시 살아나는듯했다. 그러나 2일 한화 이글스전 0.2이닝 2실점, 6일 NC 다이노스전 0.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 사이 무실점 경기가 있긴 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그리고 10일 대구 홈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김태훈은 팀이 9-3으로 앞선 9회초 경기를 끝내기 위해 올라왔다. 하지만 김태훈은 롯데 타선에 쉽게 공략을 당했다. 선두타자 정보근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김민수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주자 1, 2루 위기를 맞았다. 대타 황성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렸지만 잭 렉스에게 1타점 안타, 이학주에게 볼넷을 내줬다. 결국 1사 만루에서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내려왔다.
오승환이 올라왔다. 오승환이 연속 3실점을 하면서 김태훈의 책임주자를 단 한 명도 막지 못했다. 박승욱을 삼진으로 잡고 나서야 경기가 끝이 났지만 삼성도 그렇고, 김태훈도 크게 웃을 수 없다.
이날 김태훈은 0.1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삼성에 올 때만 하더라도 5점대였던 평균자책이 현재 9.00을 찍고 있다. 1군 통산 평균자책이 4.85인 것을 감안하면 당연히 높은 수치다. 또한 2021시즌 66경기 4승 2패 1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 3.22, 2022시즌 3승 2패 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 3.14로 맹활약했던 김태훈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박진만 삼성 감독도 “김현준의 스리런홈런으로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완전히 넘어오는 상황이었다. 김태훈의 부진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투구폼이나, 구속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계속 맞고, 상대가 나가다 보니 심리적인 불안감이 큰 것 같다. 퓨처스 가서 쉬는 게 좋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4월 부진을 면치 못하던 오승환이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통해 데뷔 후 최다 5이닝을 소화했다. 긴 이닝을 던지며 잃었던 감을 찾았다. 김태훈 역시 오승환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 보려 한다.
박진만 감독은 “당분간은 훈련에 매진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주말쯤에 2이닝 이상을 던지라고 주문을 했다. 본인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너무 부담감이 컸던 탓일까. 키움 시절 보여준 필승조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이 중심타자 이원석과 신인 지명권까지 주면서 데려온 선수가 바로 김태훈이다. 김태훈이 퓨처스에서 다시 살아나 삼성에 힘을 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