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뜨거운 감자' 최원준(26)이 복귀 첫 날부터 KBO 1군 무대 스타팅 멤버로 나선다. 포지션은 2번 타자 및 1루수. 미트는 선배 황대인(27)의 것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KIA는 류지혁(3루수)-최원준(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고종욱(좌익수)-이우성(우익수)-신범수(포수)-박찬호(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양현종.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날(12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약 1년 6개월의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외야수 최원준이었다. 2020~2021시즌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아래서 외야수로 포지션 고정, 주전으로 발돋움했던 그는 2019년 6월 28일 수원 KT전 이후 1446일 만에 1루수로 나서게 됐다.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은 "전역하고 봤는데 얼굴도 더 어려진 것 같고 몸도 슬림해진 것 같다. 홈구장이 돔구장도 아닌데 많이 하얗더라"고 웃으면서 "복귀에 맞춰서 준비를 잘하고 제대한 것 같다"고 복귀를 반겼다.
예고했듯 공격력 강화를 위해 1루수로 주로 나설 예정이다. 1루가 사실상 무주공산인 것과 달리 외야는 소크라테스, 최형우, 이우성, 고종욱, 이창진으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3루나 다른 포지션은 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최원준은 1루수와 외야만 병행한다. 다른 포지션은 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은 우익수인데 그 자리엔 나성범이 있어서 좌익수나 중견수로도 나올 것이다. 경기 후반에는 수비 강화를 위해 원준이가 외야, 1루에 (김)규성이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선 최원준은 김종국 감독의 '얼굴이 하얘진 것 같다'는 농담에 "선크림이 잘 나와서"라고 웃어 넘긴 뒤 "전역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적응이 안 된다. 전역 바로 다음 날 뛰는 것도 생각 못했다. 군대 생활을 1년 6개월 하다 보니 밖의 환경이 적응 안 된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사실 KIA에 더 오래 있었지만, 1년 6개월 동안 상무에 있다 보니 트레이드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지금 그곳에 정이 더 많이 들고 친정 같은 느낌이 아직 있어서 적응이 좀 안 되는 것 같다. 마음이 뒤숭숭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1루수로 뛰는 것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KIA 구단의 요청으로 전역 1주일 전부터 1루로 나섰고 1루수 미트가 없어 황대인의 것을 빌려서 연습했다. 최원준은 "1루한 지 4~5년된 것 같은데 몸이 기억했다. 1루 글러브는 없어서 대인이 형 것으로 했다. 마침 KIA랑 상무랑 경기를 해서 형한테 직접 달라고는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형이 다른 사람에게 준 것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외야진 호성적에) 내가 응원하던 형들이 잘해서 기분 좋았다. 내가 전역한다고 당연히 외야로 경기에 나설 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형들이 잘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열심히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밖에서 봤을 때 정말 좋았다"고 덧붙였다.
90㎏ 넘게 찌웠던 체중도 복귀를 앞두고 81~82㎏까지 낮췄다. 성적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해와 달리 계급이 올라간 올해는 장타를 늘리기 위해 타격폼을 이것저것 시도해봤다는 후문. 이제 정말 잘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최원준은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성격과 생활 패턴 그리고 사람으로서 많이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예전에는 좋게 말하면 활발하지만, 그냥 까불거리는 성격이었다. 어릴 때는 멋모르고 그냥 하라는 대로만 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IA 유니폼을 입고 팬분들의 응원을 듣는 상상을 매일 자기 전에 1년 6개월 내내 했다. 한 번도 빠짐 없이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들으면 뭔가 뭉클할 것 같다"고 팬들과 만남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