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산 방문이 롯데 자이언츠의 '기세'를 되살렸다. 1만6007명 부산 야구팬들의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6차전에서 3회말 터진 윤동희의 역전 결승 3점포를 앞세워 7대5 재역전승을 거뒀다.
분위기상 쉽지 않은 시리즈 첫 경기였다. 롯데는 지난주 KT 위즈와 2번이나 연장 혈투를 치르고도 주중 3연전을 스윕당했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시리즈에서도 1승2패 루징을 기록했다. 주간 성적 1승5패. 특히 11일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은 하필 강민호였다.
반면 한화는 두산과의 주중 시리즈를 스윕당했지만, 2위 LG 트윈스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의 이변을 연출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특히 LG와의 3경기에서 총 20점을 따내며 그간 고민거리였던 타선에 불이 붙은 상황.하지만 '회장님'의 방문이 흐름을 바꿨다. 신동빈 구단주는 이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및 롯데 선수단 응원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1군 및 퓨처스 선수단부터 구단 임직원, 파트너사까지 세심하게 챙긴 고급 도시락 선물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신동빈 구단주의 사직구장 방문은 이대호의 은퇴식이 열렸던 지난해 10월 8일 LG 트윈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248일만이다. 5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에도 불구하고 은퇴식을 치르는 이대호를 위해 부산을 찾았던 것.
떠오르는 부산의 '승리요정'이기도 하다. 이대호의 은퇴식 날에도, 직전 사직 방문(2022년 7월 13일 한화전) 때도 롯데는 모두 승리한 바 있다.롯데는 1회초 한화 리드오프 이진영에게 볼넷, 뒤이은 김태연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1회말 렉스의 희생플라이로 곧바로 따라붙은 롯데는 2회말 2사 1,2루에서 터진 황성빈의 적시타로 2-1 역전을 이뤘다. 하지만 3회초 2사 1,2루에서 한화 최재훈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다시 역전당했다.
하지만 롯데는 3회말 1사 1,2루에서 윤동희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짜리 아치를 그리며 5-3 재차 뒤집기에 성공했다. 11일 삼성전 연장 10회말 솔로포에 이은 윤동희의 2경기 연속 홈런이자 한화 선발 문동주의 올해 첫 피홈런이었다. 바뀐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 박승욱이 1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6점째.문동주는 2⅔이닝 6실점, 반즈는 3⅓이닝 3실점으로 나란히 빠르게 교체됐다. 롯데 진승현은 4회초 반즈가 자초한 1사 만루의 위기를 연속 삼진으로 틀어막아 부산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6회초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내준 뒤 내려갔고, 뒤이은 윤명준이 채은성 최재훈에게 잇따라 적시타를 허용해 2실점을 기록했다.
1점차까지 따라잡힌 데다, 마무리 김원중의 등 통증이 채 낫지 않아 기용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롯데는 6회 2사부터 김도규 정성종 최이준을 잇따라 투입해 8회까지 실점 없이 버텨냈다. 8회말에는 안치홍의 적시타로 귀중한 1점을 추가했다.
9회초에는 필승조 구승민을 마무리로 투입, 기어코 리드를 지켜내며 신동빈 구단주에게 승리를 바쳤다. 아니, '승리요정'의 힘을 또한번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