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말미, 5강 진입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피워야 할 때다. 상위권 팀과 줄줄이 맞붙는, 부담스러운 일정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48)의 비책은 ‘쓰레기 잘 줍기(?)’다.
롯데는 7일까지 97경기를 치렀고 4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 중 20% 넘는 10경기가 선두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이다.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 매치업과 더불어 가장 많이 남은 매치업이다.
7위 롯데는 1위 NC부터 6위 KIA 타이거즈까지 상위 팀과 31경기를 치러야 한다. 상위 6개 팀 중 롯데의 확실한 열세는 KIA(4승9패)뿐이다. NC(3승3패), LG 트윈스(4승4패)와는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키움(6승8패), 두산(6승1무7패)과 전적도 나쁘지 않다. KT 위즈에는 7승3패 우위다.
허 감독은 “상위 팀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사실 한 시즌을 치러보니 날마다 운의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가령 6일 사직 LG전의 경우 잘 맞은 타구가 잡히고, 빗맞은 타구를 안타로 허용하며 승부가 갈렸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7일 LG전은 초반부터 타선 대폭발로 낙승을 거뒀는데 1년에 이런 경기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허 감독은 “장난삼아 ‘주위 쓰레기를 잘 줍자’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BABIP(인플레이타구 타율) 신(神)’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등 운이 따르려면 BABIP 신의 예쁨을 받아야 하고, 선행을 해야 한다는 너스레다.
전력도 중요하지만 허 감독의 말처럼 운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롯데가 강팀들과 잔여경기에서 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