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 무대에서 최대 야수로 평가받은 나승엽은 미국 진출과 KBO리그 데뷔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동기인 덕수고 우완투수 장재영(18)과 함께 미국행을 꿈꿨지만, 코로나19로 미국 마이너리그가 중단되면서 고심이 깊어졌다.
먼저 장재영이 국내 잔류를 택한 가운데 나승엽은 기존 계획대로 미국행을 결심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4일 진행된 1차지명을 앞두고 이러한 내용을 KBO로 전달했다. 1차지명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추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행 계획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한 달 사이 나승엽의 2차지명 가능성이 야구계 안팎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몇몇 구단이 혹시 모를 계약 무산 가능성을 고려하고 나승엽을 지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결국 KBO는 이번 2차지명을 앞두고도 나승엽 측에게 해외 진출 의사를 재차 물었다. 물론 답변은 같았다.
그런데 뚜껑을 연 결과, 나승엽의 이름을 호명한 구단은 다름 아닌 롯데였다. 1차지명 유력후보로 일찌감치 나승엽을 점찍었지만, 미국행 선언으로 마음을 돌렸던 롯데는 지명권을 하나 버릴 수 있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롯데 성민규 단장은 21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나승엽은 내가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로 있을 때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롯데 단장이 된 후로도 관심은 계속됐다”면서 “지명권을 하나 잃더라도 선수의 가치를 생각할 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 진출 문제가 남아있지만 마지막까지 영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