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메이저리그의 동료 선수들과, 심지어 다른 팀 선수들까지도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를 존중하는가. 많은 이유들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건 역시 으뜸가는 '실력'이다. 이제 오타니는 20세기 이후 최초로 '트리플 100-100-100'이라는 새 역사를 현실로 만든다.
'투타 겸업' 오타니는 올 시즌 소속 팀이 치른 112경기 중 타자로 무려 106경기에 출장하며 탄탄한 내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한 경기만 더 나서면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장(종전 2019시즌 106경기) 기록을 세운다.
여기에 더 대단한 건 올 시즌 투수로도 16경기에 선발 등판했다는 사실이다. 오타니는 2018년 10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마크했다. 2018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그는 2019 시즌엔 타자로만 나섰다. 이어 지난 시즌엔 2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올 시즌엔 16경기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93의 '신계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미 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운 오타니는 이제 또 하나의 역사 창조에 나선다. 바로 '100이닝-100탈삼진-100안타'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 기록은 20세기 이후로는 최초이며, 19세기에는 총 6명의 메이저리거가 달성했다고 한다.
오타니는 이미 100탈삼진과 100안타 기록은 돌파했다. 올 시즌 삼진 106개를 뽑아내며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앞서 4일 텍사스전에서는 멀티히트 경기와 함께 시즌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19 시즌 110안타에 이어 두 번째 세 자릿수 안타 기록. 여기에 86이닝을 던진 그가 14이닝을 더 소화할 경우, 대망의 '트리플 100'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19세기에 '트리플 100'을 달성한 6명은 존 워드(1879년, 587이닝 239탈삼진 104안타)와 짐 휘트니(1883년, 514이닝 345탈삼진 115안타), 찰스 라드본(1883년, 632이닝 315탈삼진 108안타), 가이 헤커(1886년, 420이닝 133탈삼진 117안타), 밥 캐러더스(1886년, 387이닝 166탈삼진 106안타), 아도니스 테리(1887년, 318이닝 138탈삼진 103안타 및 1890년, 370이닝 185탈삼진 101안타)다.
이후 20세기를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는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설의 투타겸업 베이브 루스도 보스턴 시절인 1915~1917년 세 시즌 연속 투수로 100이닝-100탈삼진을 넘어섰으나 타자로서 안타수는 각각 29, 37, 40개에 머물렀다. 오타니가 달성할 경우 1890년 이후 무려 131년 만의 대기록이 된다.
더욱이 19세기 투구판과 홈 플레이트 사이의 거리는 현재의 18.44m가 아닌 45~50피트(13.7m~15.2m)였을 정도로 현대와는 전혀 다른 야구가 펼쳐진 시대였다. 그 정도로 오타니는 위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