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끈 조혜정(68) 전 GS 칼텍스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빈자리를 언급하며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이야기를 꺼냈다.
조 전 감독은 16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룬 여자 배구 대표팀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희망이 있다면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좀 더 많이 반성하고 성장하고 성숙해져서 (대표팀에) 합류해 김연경, 김수지의 공백을 조금이라고 채워주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 김수지가 빠진 대표팀에 필요한 전략으론 “성장통을 겪어야 할 거 같다”며 “그 공백을 얼마나 빨리 채우는가가 우리 배구인이 할 일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재계약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조 전 감독은 지난 4일 한 매체를 통해 이번 대표팀 상황이 자신이 뛰었던 몬트리올 올림픽 때와 비슷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레프트 주 공격수였던 박인실 선수가 중도 하차해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며, 당시 선수들은 그 공백을 매우기 위해서 똘똘 뭉쳤고 결국 동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고.
김연경이 이끈 대표팀도 올해 초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되면서 전력에 구멍이 생겼다.
조 전 감독은 “두 사람의 공백을 박정아와 염혜진 등이 너무 잘 메워주고 있다”며 “아마도 후배들도 우리 때처럼 ‘우리끼리 잘해보자’며 전의를 불태웠을 것이다”고 했다.
한편, 현실적으로 V리그에서 뛸 수 없게 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그리스 리그 이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매체는 전날 두 사람이 그리스로 출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규정상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두 사람이 그리스에서 뛸 수 있을지는 9월 중순께 국제배구연맹(FIVB)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