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쌍둥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훈련을 했는지, 몸 상태가 어떤지 모릅니다.”
팀 합류가 자꾸만 늦어지고 있는 이재영-다영 자매에 대해서 화가 난 것일까? 아니면 진짜 모르는 것일까? 이재영-다영 자매가 입단한 그리스 A1리그 PAOK 타키스 플로로스 감독이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플로로스 감독은 지난 9일 개막한 그리스 A1리그에서 첫 상대 AO 티라스를 3-0(29-27, 25-22, 25-20)으로 물리친 후 기자들과 만났다.
그리스 스포츠신문 ‘포스톤 스포츠’의 기사에 따르면 플로로스 감독은 쌍둥이에 대해서 “나는 쌍둥이 자매가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뛸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플로로스 감독은 “공격수인 이재영과 세터인 이다영 모두 세계 정상급 선수”라고 인정했다.
칭찬을 이어가던 플로로스 감독은 “하지만 나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며 “쌍둥이 자매가 그동안 어떻게 훈련을 했고, 지금 몸 상태가 어떤지, 지금 몇 마디로 이야기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계속해서 플로로스 감독은 “현재 나는 우리 팀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을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는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개막경기에서 승리한 플로로스 감독이‘계획’을 세울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재영-다영 자매를 경기장에서 보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
배구는 개인 운동이 아니라 팀 운동이기 때문에 아무리 쌍둥이 자매가 세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다 치더라도 플로로스 감독 입장에서는 코트에서 직접 눈으로 이재영-다영 자매의 실력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2월 학교폭력이 불거진 후로는 운동을 제대로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모교인 경남 진주의 경해여중과 선명여고, 그리고 강원도 홍천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고는 한다.
하지만 팀 종목인 배구에서 개인 훈련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중요한데 쌍둥이는 이마저도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플로로스 감독 입장으로서는 이런 전후 사정을 다 감안해서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 “코트에서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플로로스 감독은 올 해 내심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올 해 모든 팀이 많은 투자를 했다”며 “올림피아코스 뿐 아니라 PAOK 등 4개 팀이 우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 시즌은 정말 멋진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쌍둥이 자매가 늦게 합류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는 이번주말 그리스로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