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 2018년 치어리더 팀과 공연 중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마스코트 '필리 패너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LA, 이사부 통신원]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7일(한국시간) 공식 트윗을 통해 보도자료 한 장을 올렸다. 내용은 필라델피아의 공식 마스코트인 필리 패너틱의 발언 딱 한 마디였다. 마이클 조던이 1990년대 시카고 불스로 복귀하며 했던 말이었다. "내가 돌아왔다(I'm back)".
1978년부터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팬들과 함께했던 필리 패너틱은 구단과 제작사와의 법정 다툼으로 인해 지난 2시즌 동안 팬들 앞에 설 수 없었다. 대신 구단은 살짝 변형된 '대타 필리 패너틱'을 제작했고, 지난 2시즌 동안 대타가 그라운드와 관중석을 누비며 오리지널의 역할을 대신해왔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와 제작사인 뉴욕의 해리슨/에릭슨사는 지금까지의 법정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했고, 내년 시즌부터 팬들에게 익숙한 오리지널 필리 패너틱이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종 합의했다고 필라델피아 언론들이 17일(한국시간) 일제히 전했다.
필라델피아의 데이비드 벅 부회장은 "두 팔을 벌려 오리지널 필리 패너틱의 복귀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필리 패너틱의 44년 역사가 자랑스럽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우리의 조직, 필라델피아, 그리고 필리스 팬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는 필리 패너틱이 다음 세대의 팬들에게도 계속해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그것을 이뤘다"고 말했다.
1978년 난폭한 팬들이 많았던 필라델피아 홈구장의 분위기를 바꿔 여성과 어린이 팬들을 유치하기 위해 구단이 해리슨/에릭슨사에 의뢰해 공동 제작된 필리스 패너틱은 지난 40년 넘게 필라델피아 홈경기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밝은 초록색 털로 뒤덮인, 어떤 동물인지 정체가 불분명한 필리 패너틱은 경기 전 상대 선수들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기도 하고, 불뚝 나온 배를 이용해 심판에게 배치기 공격을 하기도 한다.
또 경기장 안에서 방송을 진행 중인 캐스터와 해설가를 덮치기도 하고, 원정 팬들에게 팝콘을 붓는 기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홈팬,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인기 '짱'인 캐릭터다. 2008년에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미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마스코트'로 뽑히기도 했다.
필라델피아는 1984년 필리 패너틱에 대한 모든 권리를 영구히 사들이는 조건으로 21만5000달러를 해리슨/에릭슨사에 지급했다. 그런데 해리슨/에릭슨사가 지난 2019년 7월 1984년의 계약의 재조정을 선언하면서 2020년 6월부터 필리 패너틱은 FA(자유계약선수)가 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고, 수백만 달러를 내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을 구단 측에 통보했다. 이에 구단은 해리슨/에릭슨사를 비롯해 다른 누구도 필리 패너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