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안양, 박윤서 기자) 대역전승을 수확할 수 있었던 원주 DB의 마지막 찬스. 공을 쥐고 있던 에이스는 슛 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DB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89-90 석패를 떠안았다. 이날 패배로 DB는 12승 15패가 됐고 7위로 내려앉았다. 더불어 원정 3연패 늪에 빠졌다.
전반에 DB는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며 50-58로 뒤처졌다. 불붙은 상대 외곽포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무려 3점슛 11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수비부터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고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끈질기게 KGC의 뒤를 쫓던 DB는 경기 종료 2분 10초를 남기고 마침내 83-84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DB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종료 23초전 89-90에서 변준형에게 자유투 2개를 허용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리바운드를 잡았고 DB는 승리를 위한 마지막 공격을 전개했다.
허웅은 시간을 충분히 흘려보낸 뒤 종료 11초전 동료에게 패스를 하며 시작을 알렸다. DB는 여러 차례 패스를 주고받으며 찬스를 모색했고 한 번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했다.
무엇을 주저했을까. 종료 1초전 허웅은 원 드리블 이후 하이포스트에서 점퍼를 시도할 기회가 있었지만, 패스를 선택했고 공은 라인 밖으로 굴러갔다. 결국 슛을 던져보지 못했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허웅은 머리를 감싸며 좌절했다. 순간적으로 수비를 들어온 변준형을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약간의 틈은 존재했고 시간은 1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상범 DB 감독도 마지막 공격을 곱씹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마지막에 여러 찬스가 생겼는데...슛을 쏘고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찬스에서 슛을 쏘지 못한 게 아쉽다"라며 패인을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허웅은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했지만, 누구도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이날 34분 59초 동안 20점 3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고 특히 후반에만 14점을 몰아치며 상대 앞선을 찢었다.
허웅은 2021년 마지막 경기에서 명승부를 연출한 주연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최후의 웃는 자가 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