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FA 정훈(35)은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다른 팀으로 이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현재 정훈에게 관심을 갖는 팀은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협상 주도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FA 협상에서 오버 페이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을 고수하는 편이다. 지난 2년간 결과가 그랬다. 정훈에게는 과연 얼마를 제시할까.
손아섭이 지난달 NC와 4년 최대 64억원에 FA 이적을 한 뒤에 성민규 단장은 그동안 FA 협상과 관련해 노코멘트 기조를 깨고 인터뷰에서 손아섭과 협상을 공개했다.
롯데는 손아섭에게 4+2년 최대 59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4년 보장 40억원이었고, 인센티브와 +2년 계약이 옵션으로 추가된 제시안이었다. 손아섭에게 20억대를 제안했다는 루머, 손아섭을 지역 라이벌 NC로 떠나보낸 것에 롯데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해명에 나선 것.
성민규 단장은 2020시즌을 앞두고 FA 전준우와 진통 끝에 계약했다. 1월 초에 4년 34억원에 계약했다. 전준우는 FA를 앞둔 2019시즌 타율 3할1리 22홈런 83타점 OPS .839를 기록했다. 2017~2019년 3년 연속 3할 타율, 3년간 73홈런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최다안타 1위도 차지했다.
롯데의 제안은 선수의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롯데 이외에 선택지가 없던 전준우는 결국 해를 넘겨 구단 제시안을 받아들였다.
당시 전준우의 계약은 비슷한 성적의 타 구단 FA보다 낮은 금액이었다. 올 겨울 손아섭에게 내민 제시안도 타 구단에서 더 좋은 조건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처음 계획보다 올린 금액이었지만, 시장 가격과는 큰 차이가 났다.
정훈 역시 그렇게 좋은 제안을 받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정훈은 2020시즌 타율 2할9푼2리 58타점 출루율 .382, 장타율 .427, OPS .809를 기록했다. 4년 만에 400타석 넘게 출장했고, 프로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리 홈런(11개)도 기록했다. 2021시즌에는 135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561타수 142안타) 출루율 .380, 장타율 .438, OPS .818을 기록했다. 홈런(14개)과 타점(79개)은 더 늘어났다.
정훈이 2년간 1루수로 쏠쏠한 활약을 했지만 2017~2019시즌은 백업 처지였다. 전준우는 정훈보다 1살 많지만, 정훈 보다 2년 먼저 FA 계약을 했다. 계약 시점은 전준우가 34세, 정훈은 35세다. 손아섭, 전준우의 협상 결과를 보면 정훈은 20억대를 제시받으면 아주 성공적일 지도 모른다.
성민규 단장은 지난달 29일 정훈과 협상을 갖고 “선수도 남고 싶어하고, 우리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정훈이 다른 팀으로 떠날 가능성도, 롯데가 정훈을 FA 미아로 만들 계획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롯데가 정훈의 희망대로 제시 금액을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성 단장은 “시장 상황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시장을 따라가겠다는 것도 아니다. 조금씩 서로의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