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번째 형제 맞대결에서 웃은 쪽은 허웅이었다. DB가 KT의 홈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원주 DB는 3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87-76으로 승리했다.
DB는 원정 3연패에서 벗어나 단독 6위를 유지했다. 5위 고양 오리온과의 승차는 1경기로 줄어들었다. 김종규(14점 9리바운드 2스틸 2블록)와 조니 오브라이언트(14점 8리바운드 2블록)가 더블더블급 활약을 펼쳤고, 허웅(10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도 제몫을 했다. DB는 5명이 두 자리 득점하며 원정 3연패 탈출을 합작했다.
반면, 1위 KT는 최근 5연승, 홈 10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2위 서울 SK와의 승차는 1.5경기로 줄어들었다. 허훈(19점 3점슛 3개 2리바운드 3어시스트)이 분전했지만, 캐디 라렌은 6점(10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그쳤다. 하윤기(6점 5리바운드)가 1쿼터 5분 28초 만에 3파울을 범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3라운드에 이어 형제 허웅과 허훈이 펼치는 올 시즌 2번째 맞대결이었다. 1, 2라운드에는 허훈이 발목부상에 따른 휴식을 가져 맞대결이 무산된 바 있다. 첫 맞대결에서 웃은 쪽은 허훈이었다. 허훈은 비록 득점은 7점에 불과했지만, 8어시스트 3스틸을 곁들이며 KT의 94-75 완승에 기여했다. 반면, 허웅은 3점슛 5개를 모두 실패하는 등 4점에 그쳤다.
재대결에서는 1쿼터에 형제들의 화력대결이 펼쳐졌다. 허웅이 3점슛 2개를 모두 성공시키자, 허훈은 3점슛 1개 포함 7점 2어시스트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동료들의 지원사격은 차이가 컸다. DB는 허웅을 비롯해 오브라이언트(7점)와 김종규, 박찬희(이상 6점)도 꾸준히 득점을 쌓았다. 반면, KT는 허훈 외에 5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고른 득점분포를 앞세워 1쿼터를 27-17로 마친 DB는 2쿼터에 더욱 멀리 달아났다. 김종규가 휴식을 취했지만, 강상재와 레나드 프리먼이 각각 9점하며 라렌이 분전한 KT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KT의 속공도 원천봉쇄한 DB는 53-33으로 2쿼터를 끝냈다.3쿼터 역시 DB를 위한 시간이었다. DB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라렌을 무득점으로 틀어막으며 여유 있는 리드를 유지했다. 오브라이언트는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KT에 찬물을 끼얹었다. 3쿼터가 종료됐을 때 점수는 68-48이었다.
DB는 4쿼터에도 줄곧 주도권을 지켰다. 4쿼터 초반 공격이 정체현상을 보여 추격을 허용한 것도 잠시, 김종규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급한 불을 껐다. 경기종료 4분여전 21점차로 달아난 박찬희의 속공득점은 사실상 쐐기득점이었다. DB는 이후 벤치멤버를 고르게 투입하는 등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한 끝에 KT를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