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베이스 러닝 훈련을 하고 있는 이학주. 김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08/[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스몰볼 야구의 핵심 격언 중 하나다. 야수들이 넓은 수비범위를 바탕으로 투수를 돕고, 장타보단 끈질긴 타격과 주루로 상대를 흔들어 승리를 따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2022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스피드업'을 공언했지만 스몰볼이 아니다. 오히려 래리 서튼 감독을 위시한 코치진은 번트나 볼넷보다는 적극적인 타격을 권한다.
대신 달릴 때도 두려움 없이 뛸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주루 전문가인 김평호(1군)-전준호(2군) 코치를 영입했다. 이들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베이스러닝 뿐 아니라 야구선수로서의 움직임을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치고 있다.
특히 김평호 코치는 "발에도 슬럼프가 있다"고 강조한다. '노 피어(No Fear)'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그게 바로 슬럼프라는 것. 수비와 주루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모든 선수가 준비돼있어야한다.
"도루 잘하던 선수가 '어떻게 하지?' 불안감이 생기면 그게 슬럼프다. 치고 나가는 보폭이 짧아지고, 12걸음 뛰어서 슬라이딩하던 선수가 13~14걸음에 하게 된다. 그 찰나의 마음가짐이 중심이동을 흐트러뜨린다. 스타트가 좋고,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면 뭘하나. 제자리에서 재봉질만 하는데. 끊임없이 기본기를 강조하되 지루하지 않게 조금씩 변화를 줘야한다. 자기 리듬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발이 빠른 것보다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공을 따라가 잡아내는게 중요하다. 딱 하는 순간 스타트를 끊고, 공의 방향을 예측해서 보지 않고 따라가는 능력을 갖춰야한다. 보고 따라가면 늦는다. 물론 타자에 따른 타구 방향의 변화는 이미 숙지하고 있어야한다. 발이 아무리 빠른들 곡선을 그리며 따라가면 문제가 된다. 롯데 코치진은 '야수의 발은 일자로 움직여야한다'고 강조한다.
김평호 코치가 펑고볼을 날려주고 있다. 김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08/스트라이크존도 확대되면서 지난해 대비 투고타저가 예상되는 시즌이다. 사직구장도 외야는 넓어지고, 담장은 높아졌다. 1점 막는 수비, 1점 더 내는 주루가 승패를 가른다.
롯데에는 발빠른 선수들이 여럿 있다. 외인 피터스나 이학주, 제대한 고승민처럼 보강된 선수들도 있다.
다만 장두성은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피드 자체도 팀내 넘버원이지만, 추재현 신용수 강로한 고승민 등 내야수에서 전향한 경쟁자들과 달리 외야수로만 뛰었다. 공을 따라가는 감각도 남다르다. 만약 장두성을 중견수, 피터스를 우익수로 기용할 수 있다면 수비 면에선 물샐틈 없는 외야가 된다. 다만 이를 위해선 장두성의 타격이 보강돼야한다.
스피드업은 빠른 선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좀더 과감하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정신 무장이 중요하다. 신예들의 뜨거운 열기가 베테랑들의 속내도 자극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추가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서튼 감독은 "야구는 실수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포츠다. 언제든 리스크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롯데 관계자들도 "우리 선수들에게서 야망과 승부욕이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베이스 러닝 훈련을 하고 있는 피터스. 김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