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나고 “여자팀이랑 하는 줄 알았다”고 비꼰 축구선수가 있다. 해당 선수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문을 남겼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인도 축구대표팀 부주장 산데시 징간(28)이다. 징간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열린 인도 슈퍼리그(ISL) 경기에서 2-2로 경기를 마치고 나오면서 구단 카메라를 향해 “여자랑 하는 줄 알았어. 여자랑!”이라고 외쳤다. 11초 분량의 해당 영상은 구단 인스타그램에 게시됐다. 곧바로 ‘여성을 비하하는 의도’라는 비판이 쇄도하자 이 영상은 삭제됐다.
징간의 현 소속팀은 모훈 바간이며, 상대팀은 케랄라 블라스터스다. 케랄라 팬들은 “징간이 우리 팀, 우리 선수들을 겨냥해 여자팀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우리 팀을 조롱하는 의도이자, 여자선수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졸지에 친정팀을 저격한 선수가 됐다. 징간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케랄라 소속으로 뛰었다. 당시 사용했던 징간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오랫동안 큰 사랑을 보내준 친정팀 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징간이다.
사건의 당사자 징간은 하루 뒤 사과문을 올렸다. “그 순간에 너무 격분했다. 승리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했던 말”이라면서 “경기 끝나고 우리팀 동료와 언쟁을 벌였다. 그 선수에게 ‘핑계대지 말라’고 하면서 그 발언(여자팀이랑 하는 것 같다)을 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인도 기자 해리 토야캇은 “징간의 발언은 명백하게 여성 비하 표현이다. 인도 남자축구 대표팀과 여자축구 대표팀의 FIFA 랭킹을 비교해봐라”라고 지적했다. 2022년 2월 기준 인도 남자팀은 104위, 여자팀은 55위에 있다. 참고로 FIFA에 가입된 남자팀은 210개국, 여자팀은 176개국이다.
급기야 일부 팬들은 징간의 SNS를 넘어 징간 가족의 SNS에 악플을 남겼다. 주로 케랄라 팬들이 징간 가족을 비판했다. 이들은 케랄라 연고지 공용어인 말라얄람어로 징간과 그의 가족을 질타했다. 징간은 SNS 계정을 닫은 상태다. 홧김에 나온 실언 한마디가 인도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