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완델손.
2022시즌 목표를 K리그1(1부) 우승으로 상향 조정한 포항 스틸러스 전력에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다. 3일 입국해 1주일 자가격리를 거친 ‘기동타격대 돌격대장’ 완델손(33)이 이적을 위한 최종 절차를 마무리한 뒤 포항에 합류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한다.
완델손은 K리그에서 이미 제대로 검증을 마친 선수다. 2015년부터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제주 유나이티드~포항~전남 드래곤즈에서 임대생 신분으로 K리그를 경험했다. 2019년 포항으로 완전 이적해 38경기에 출전해 15골·9도움을 올리며 K리그1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최근 포항을 거친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기동타격대로 불리는 포항에서도 ‘돌격대장’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와 왼발 킥 능력을 뽐냈다.
기분 좋은 기억이 가득하지만, 완델손의 떨어진 경기감각과 심각한 부상 이력은 우려스럽다. 포항에서 펄펄 난 덕분에 국내외 클럽들의 큰 관심을 샀던 그는 2020시즌 아랍에미리트(UAE) 알이티하드 칼바로 이적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리그 중단 탓에 한 차례 K리그 복귀를 고려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심각한 부상까지 당했다. 2년 동안 UAE리그에서 30경기를 뛰며 1골·4도움에 그쳤다.
30대에 접어든 나이까지 고려하면 포항의 완델손 영입은 도박에 가까운 선택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리스크에도 김기동 포항 감독은 완델손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김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다른 남미 선수들처럼 휴식기에 몸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하루에 운동을 3번 시키면 다 하는 선수”라며 “그런 성실함이 무릎 부상에도 완델손을 영입한 이유다”고 밝혔다. 완델손은 자가격리 중에도 주닝요 피지컬코치의 관리 하에 성실히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실전 투입까지 시간은 꽤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완델손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현재 포항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허용준(3골), 임상협(2골), 팔라시오스, 정재희(이상 1골) 등 공격진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어 완델손은 차분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된다.
포항은 홈구장 공사 문제로 원정경기만 소화 중이지만, 4라운드까지 2위(3승1패·승점 9)를 달리고 있다. 개막 이전 세운 목표를 우승으로 상향 조정할 정도로 기세가 좋다. 여기에 완델손까지 가세한다면 공격에 날개를 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