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입니다".
KIA 타이거즈 19살 좌완루키 최지민이 압권의 투구로 150억 해설가 나성범(33)의 예언을 적중시켰다. 만루위기에서 구원에 나서 두 타자를 모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루키 답지 않는 투구였다.
최지민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2이닝을 5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완벽투를 했다.
등판 시점이 위험 상황이었다. 4-0으로 앞선 6회초 1사 만루위기였다. 유승철이 볼넷 3개를 내주고 흔들리다 내려갔다. 루키가 위기에서 어떤 투구를 할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성곤을 4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우타자 정민규도 높은 변화구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도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은 임종찬 루킹 삼진, 허인서는 2루 땅볼, 이원석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영의 숫자를 새겼다. 8회도 첫 타자 장지승을 헛스윙으로 솎아냈다. 6타자를 상대로 5개의 탈삼진을 곁들인 완벽한 투구였다.
특히 유튜브 생중계 해설가로 등장한 나성범은 최지민을 극찬했다. "라이브에서 상대해봤는데 공이 나오는 손이 안보이더라. 컨트롤이 좋았다. 볼이 들쑥날숙이 아니라 존 근처에서 놀았다. 타자들이 치기 까다로울 것이다"며 평가했다. 손을 감추고 던지는 디셉션에 제구까지 되면서 상대하기 힘들다는 평가였다.
나성범은 최지민이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르자 "삼진 잡을 것 같다. 바램이다"며 예상했다. 마침 최지민이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제압하자 "긴장했는데 위기에서 삼진 잡아줘 기분이 좋다. 그럴 것 같은 느낌이 왔다. 내려가서 한 번 안아주겠다"며 칭찬했다.
최지민은 이날 포함해 대외 실전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앞선 2경기에서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날은 더욱 날카로운 제구와 구위로 위기까지 완벽 삭제했다. 3경기에서 4이닝 9탈삼진의 괴력이다. 고졸루키가 1군의 불펜 좌완 요원으로 강력한 어필을 하고 있다.
경기후 최지민은 "공격적으로 던졌다. 변화구 제구가 잘돼 타자들이 치기 어려웠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졌다. 체인지업을 계속 연습했다. (양)현종 선배에게 물었는데 잘 알려주셨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실전에서 쓸 수 있었다. 슬라이더는 원래 자신있었다"고 자평을 했다.
이어 "만루 위기였는데 고교 때도 이런 상황 많았다. 예전에는 긴장 많이 했다. 경기를 많이하다보니 긴장보다는 즐거웠다. 같은 팀 타자보다는 다른 팀 타자 상대하는 것이 즐겁다. 연구하는 계기가 많이 되고 있다. 앞으로 위기상황에서는 제구로 최대한 맞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