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슈퍼 루키’가 3경기에 선발로 나서 11타수 0안타이다. 1번 리드오프에서도 안되고 7번으로 내려줘도 역시 못 쳤다. 타순의 문제일까?
영어 수식어가 옳은지는 모르지만 김도영(19)은 투수(문동주)를 포기하고 KIA 타이거즈가 1차 지명한 광주 동성고졸 ‘슈퍼 루키’ 내야수다. KIA가 조계현 단장, 매트 윌리엄스 감독 체제에서 단장과 스카우트팀이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다가 가장 쉬운 선택인 시속 155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우완 문동주(광주 진흥고)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리게 만든 선수가 김도영이었다.
결단의 배경에 구단 프런트가 KIA 타이거즈의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빅 픽처’가 있었다. 팀의 기둥이 될 유격수가 필요했다. 김도영에게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유격수였기 때문이다.
팀 수비 전력의 핵심이 되는 센터 라인에서 유격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투수, 포수와 항상 작전을 조율해 내 외야진과의 소통을 맡는다. 현재 KIA의 2루수 김선빈, FA로 롯데로 떠난 안치홍이 KIA의 유격수를 거쳤다.
김도영은 KIA가 10년 유격수로 키우기 위해 투수를 포기하는 것에 대한 비난, 야구의 상식을 깨는 도전의 결과에 책임을 감수하며 선택한 신인이다.
KIA 김종국감독은 2022 KBO리그 유일한 신인 감독이다. KIA의 프랜차이즈 2루수로 성장해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의 자리에 올랐다. 많은 생각과 구상이 있을 것이다.
김종국감독이 김도영을 개막 2연전에서 1번 리드오프에 고정한 것은 소신과 결단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김도영은 LG 트윈스와의 홈 개막 2연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9세의 고졸 신인에게 광주 홈 구장, 그리고 리드오프 자리가 부담스러웠을 것은 분명하다.
김종국감독의 소신은 연패를 당하자 3경기째에 바로 흔들렸다. 5일 한화전에는 7번으로 내렸다. 포지션은 같은 3루수이다. 결과는 2타수 무안타로 7회말 대타로 교체됐다. 결국 11타수 무안타이다.
타순보다 더 복잡한 변수가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에서 유격수와 3루수 훈련을 모두 했다고는 해도 김도영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은 유격수이다. KIA가 3루수가 필요해 김도영을 1차 지명하지 않았다.
키움 이정후의 경우는 김도영과 정반대다. 같은 1차 지명이지만 휘문고 출신의 이정후는 당시 넥센 히어로즈에 외야수가 아닌 내야수로 지명됐다. 그는 외야를 보다가 고교 2년 때 아버지(이종범)와 같은 포지션인 유격수로 옮겼다.
현재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이 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스카우트 팀장이었는데 ‘좋은 투수 자원이 많지 않아 내야를 강화하기 위해 내야수 이정후를 선택했다며 수비에서 송구 정확성만 보완하면 된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데 이정후는 염경엽감독이 자진사퇴하고 장정석 신임 감독이 부임하면서 외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렀다.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수비 부담이 적은 외야수가 좋다는 판단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현재 KIA의 신임 단장이다. 김종국 감독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도영의 수비 위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