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 필립 트루시에 (67)가 일본의 월드컵 전망을 현실적으로 판단했다
일본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에서 2위를 기록,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다만 과정이 불안정했다. 초반 3경기에서 1승에 그쳤고, 이후 승점을 쌓았으나 내용이 불만족스러웠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고정된 라인업, 지나친 베테랑 선호, 색깔 없는 전술 등이 큰 비판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를 따돌리고 조 2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최종전에서 최약체 베트남에 1-1로 비겼다. 더구나 일본 홈 경기였고, 만원 관중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
월드컵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일본은 우승 후보 스페인, 독일과 함께 E조에 편성됐다. 나머지 한 상대는 뉴질랜드-코스타리카의 플레이오프전 승자다. 뉴질랜드와 코스타리가 역시 현재 일본 전력상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예선에서 부진, 최악의 조 편성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이었던 트루시에도 크게 다른 의견을 내지 못했다.
1998년 일본에 부임해 2022 한일월드컵을 치른 트루시에는 5일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트루시에는 마지막 최종예선 2경기인 호주전에 긍정적인 평가, 1-1로 비긴 베트남전도 어쩔 수 없었다고 옹호했지만 월드컵 전망은 솔직하게 했다.
트루시에는 “명확하게 선발로 볼 수 있는 선수는 많이 쳐도 15~16명 정도다. 더구나 그들은 유럽 빅클럽에서 뛰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재능이 넘치는 선수지만 세계 수준에서 보면 극히 평범한 선수들이다. 톱클래스가 아니다. 지금 일본에서 톱클래스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루시에는 “그래도 일본은 훌륭한 팀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면서도 “다만 중심이 되는 선수가 없고 개성이 돋보이는 선수도 없다. 리더가 될 선수도 부족하다. 일본의 선택은 한정적이다. 세계적 수준에서 보면 일본은 매우 평범한 수준이고 팀을 이끄는 리더도 없다. 앞으로 전력이 플러스될 요인도 없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매 월드컵마다 목표를 8강으로 잡는다. 조 상황 고려 없이 8강을 목표로 하는 것이 어느덧 불문율이 됐다. 하지만 트루시에는 “일본이 뭔가 특별한 것을 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상대보다 떨어지지 않는 딱 평균적인 팀이다. 팀을 위해 무언가 강화될 요인도 없고 전력은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할 수 있는 건 자신감을 주는 것이다. 상대를 잘 분석하고 전략을 세워 자신감 있게 싸웠으면 한다. 그래야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