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가레스 베일(33)이 자신을 향한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그동안 부상과 부진 탓에 무려 773일 만에 홈팬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바람에 경기장엔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는데, 베일의 답은 미안함이 아닌 '웃음'이었다.
스페인 마르카는 10일(한국시간) "베르나베우(레알 마드리드 홈 경기장)로 돌아온 베일을 향해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며 "그러나 활짝 웃는 게 야유에 대한 베일의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베일은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에 교체로 출전했다. 공교롭게도 교체 대상은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카림 벤제마였다.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벤제마를 향해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는데, 대신 교체로 투입되는 베일을 향해선 야유가 쏟아졌다.
이유가 있었다. 베일이 에당 아자르와 더불어 구단 희대의 먹튀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 당시만 하더라도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긴 하지만, 2019~2020시즌부터 급격한 추락을 이어온 탓이다. 연봉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받는데도 정작 전열에서 이탈해 있거나 벤치를 지키는 경기가 더 많았을 정도다.
이날 경기가 무려 773일 만에 홈팬들 앞에서 치른 경기였다는 점은 베일이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온 상황을 고스란히 대변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베일이 마지막으로 홈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른 건 지난 2020년 2월 맨체스터 시티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도 두 차례 홈경기에 출전하긴 했지만 당시엔 '무관중' 경기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반응도 싸늘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홈팬들의 야유에 베일이 '웃음'으로 답했다는 점이다.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기보다 그저 웃어넘기는 걸 택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베일에게 분노했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면서 "그러나 야유가 쏟아질 때마다 베일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예상됐던 반응이기도 했다. 베일이 마지막으로 베르나베우에서 골을 터뜨린 건 지난 2019년 3월의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