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마음이 정말 이상했어요. 집에서 TV 보던 아내도 울었대요...”
19일 창원 삼성-NC전 9회, 김태군이 타석에 들어서자 창원NC파크가 술렁였다. 육성응원은 하지 못했지만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고,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은 1루 응원석부터 고개 숙여 인사하면서 팬들의 환영에 응답했다.
정들었던 친정으로의 방문, 지난 겨울 2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태군은 이번 창원 3연전을 통해 처음으로 원정팀으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9년간 정들었던 팀을 상대하고 원정팀으로서 창원 팬들을 만나는 상황은 베테랑 포수 김태군에게도 어색한 경험이었을 터.
김태군은 첫 타석을 회상하면서 “솔직히 마음이 이상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라며 복잡한 웃음을 지었다. 김태군은 “첫 경기(19일) 때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TV로 지켜봤다고 하는데 울었다더라. 나도 팬들의 환호를 들으면서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마음이 이상했다”라면서 미묘했던 첫 방문의 감정을 쏟아냈다.
2013년 처음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김태군은 지난해 2021년까지 약 9년 동안 다이노스의 안방을 지키며 활약해왔다. 비록 2019년 양의지가 오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NC의 안방을 지킨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고,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고 창단 첫 통합우승도 함께 했다. 그만큼 NC는 각별한 팀일 수밖에 없었다.
김태군은 “사실 이렇게 가정을 이루고 애를 키우는 것도 다 NC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NC에 와서 이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NC에 좋은 기억이 많고 소중한 팀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교롭게도 김태군은 21일 경기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5타수 5안타 1타점 1득점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승부는 승부, 워낙 이전부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오고 있었던 김태군이었기에 친정팀을 상대로도 맹타를 휘두르며 소속팀의 연패까지 끊어냈다. 사실 삼성에서도 굳건한 주전 포수 강민호가 있어 출전 기회가 일정치 않지만, 김태군은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해내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김태군은 “코치님들이 편하게 많이 해주신다. 언제 교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보다는 다음 기회도 있다는 코치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음이 편해지고 더 적극적으로 승부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신다”라면서 “NC 때도 그렇고 내 할 일을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설 뿐이다. 묵묵히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팀의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하는 새로운 야구. 김태군은 “코치님과 형들의 조언들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라면서 “삼성에서 저를 필요로 해서 이곳에 왔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라면서 새 팀에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