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 시절 에릭 텐 하흐(오른쪽) 감독이 도니 반 더 비크를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어떻게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려 했던 도니 반 더 비크(25·에버튼)가 오히려 다음 시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맨유 이적 후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하면서 줄기차게 이적을 요청해왔는데, 옛 은사인 에릭 텐 하흐(52·네덜란드) 감독과 맨유에서 재회하게 됐기 때문이다.
아약스 시절 활약을 바탕으로 반 더 비크는 2020년 9월 3900만 유로(약 522억원)의 이적료를 통해 맨유로 이적했다. 그러나 지금까진 결과적으로 실패한 이적이 됐다. 이번 시즌까지 1시즌 반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단 4경기에만 선발로 나섰다. 벤치에서 출발한 경기 수는 무려 52경기나 됐다.
지난 시즌 이후부터 줄곧 맨유를 떠나려 했던 것도 꾸준한 출전을 위해서였다. 다행히 지난 겨울 이적시장 막판에야 에버튼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1시즌 반 동안 맨유에서 선발로 나섰던 경기보다 에버튼 임대 이적 직후 선발로 나선 경기가 더 많았다. 자연스레 맨유와 반 더 비크의 인연도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반전'이 찾아왔다. 아약스 시절 은사였던 텐 하흐 감독이 다음 시즌부터 맨유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감독과 다음 시즌부터 함께 할 수 있게 됐으니 입지 반전도 기대해볼 만해진 셈이다.
영국 풋볼트랜스퍼스 역시 28일(한국시간) "반 더 비크는 맨유 이적 후 거의 뛰지 못했다. 지난 몇 달간 구단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이유"라면서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의 부임 소식이 반 더 비크의 마음을 바꿨다. 지금은 옛 은사 감독 밑에서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 더 비크가 특히 기대하는 건 텐 하흐 감독 밑에서 그야말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텐 하흐 감독 부임 이후 반 더 비크는 아약스의 핵심이었고, 특히 2018~2019시즌엔 아약스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2살에 불과하던 2019년 발롱도르 후보(28위)에 이름을 올렸던 것도 텐 하흐 감독 밑에서 폭발한 잠재력 덕분이었다.
그런 텐 하흐 감독과 다음 시즌부터 재회하게 됐으니, 반 더 비크 입장에선 새 시즌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반 더 비크에게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줄 계획이다. ESPN은 "반 더 비크가 텐 하흐 감독 시절 발롱도르 후보에까지 올랐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