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지강이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올 시즌 LG의 비밀병기로 평가받고 있는 이지강(23)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LG 트윈스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9-1 완승을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19승 14패를 마크한 LG는 리그 단독 2위를 유지했다.
이날 LG가 9-1로 앞선 9회초.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 가운데, LG 벤치는 이지강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지강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한화 대타 박상언을 상대로 146km/h의 묵직한 초구 속구를 뿌렸다. 이후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볼넷을 내주며 출발했다. 박상언에게 던진 6개의 공 모두 속구로 144~146km/h의 구속을 형성했다.
한화는 또 대타를 냈다. 터크먼 대신 원혁재를 투입한 것. 이지강은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속구(144km/h)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다음 타자는 노시환 자리에 대타로 나선 정민규. 이번에도 이지강은 묵직한 속구를 계속 뿌려대며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풀카운트 끝에 6구째 속구(144km/h)를 던지며 정민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지강은 후속 김인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재차 볼넷을 허용했으나 이도윤을 2구쨰 1루 땅볼로 유도하며 무사히 데뷔전을 마쳤다.
이지강은 수원선일초-수원북중-소래고를 졸업한 뒤 2019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5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조교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지난해 5월 30일 전역, 2군 연습경기에 몇 차례 출전하며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지난 겨울 1군 스프링캠프에 당당히 참여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지강. /사진=김우종 기자캠프 당시 류지현 LG 감독은 이지강을 선발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겨울 류 감독은 "올해 5월 1일부터 정식 선수 전환이 가능하다"면서 "굉장히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선발로 염두에 두고 훈련 중이다. 속구와 체인지업이 좋다. 특히 퀵모션이 좋아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9라운드에 뽑혔지만 기대치가 굉장히 크다. 올해뿐만 아니라 장래가 밝은 선수"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전설적인 2019 드래프트 선수"라고 더했다. LG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지명한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LG 팬들은 이들을 두고 '전설의 드래프티(1차 이정용, 2차 이상영, 정우영, 문보경, 강정현, 남호, 구본혁, 김성진, 임준형, 이지강, 한선태)'라 부른다.
올해 퓨처스리그서 이지강은 5경기에 나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마크했다. 18이닝 동안 11피안타 4볼넷 16탈삼진 3실점(3자책) 피안타율 0.167의 좋은 세부 성적을 올렸다. 결국 지난 7일 1군으로 콜업된 그는 이날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안경을 쓴 이지강. 공교롭게도 이지강의 투구 폼은 마치 '무쇠팔' 고(故) 최동원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역동적이다. 이날 경기 중계 방송에서 해설을 맡은 심재학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속구의 치고 들어오는 모습이 굉장히 힘있어 보인다"고 칭찬한 뒤 "공을 던지고 마무리하는 동작이 최동원 선배님 같다. 공을 뿌리고 난 이후의 동작이 최 선배와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이지강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롤모델에 대해 "첫 번째는 최동원 선배님이다. 고교 시절 슬럼프 때 정말 힘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 최동원 선배님의 와일드한 폼으로 던져봤는데 구속과 밸런스가 괜찮았다. 그 폼을 제 밸런스에 맞춰 변형하니까 잘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롤모델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멋지기도 하고, 노력도 엄청나게 많이 하는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롤모델이 2명인 이지강. 과연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른 이지강이 또 '전설의 2019 드래프티' 신화를 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