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한국 무대를 대표할 에이스로 꼽히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초고교급 괴물 루키' 문동주(19)가 혹독한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공은 빨랐지만 다소 깨끗했던 볼 끝과 제구 난조가 결국 발목을 잡고 말았다.
문동주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서 팀이 1-5로 뒤진 8회 구원 등판, ⅔이닝 4실점으로 첫 프로 무대 데뷔전을 마쳤다.
광주 화정초-무등중-진흥고를 졸업한 문동주는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문동주는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린 뒤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춰 1군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월 초 갑작스러운 내복사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이후 재활군에서 회복에 전념한 뒤 지난 9일 콜업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문동주는 "예상보다 늦게 팀에 합류했다. 현재 몸 상태는 100%"라면서 "전날 (1군)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어색했다. 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고 설레는 마음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면서 "불펜 투수로서 1이닝 3타자는 무조건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프로 데뷔전은 가혹했다. 웃으면서 불펜 문을 열고 마운드를 향해 뛰어나온 문동주. 오지환에게 뿌린 초구는 높은 공. 구속은 153km/h(네이버 문자중계 기준)가 나왔다. 이어 2구째는 파울. 이날 최고 구속인 154km/h가 찍혔다. 오지환의 배트가 밀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결국 5구째 좌전 안타를 내주며 어렵게 출발했다. 슬라이더(138km/h)가 떨어지지 않으며 밋밋하게 가운데 쪽으로 몰린 게 결국 안타로 연결됐다.
그래도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뿌렸다. 다음 타자는 유강남. 문동주는 유강남을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결정구는 재활 기간 동안 연마한 슬라이더(137km/h)였다.
그러나 이후 쉽지 않은 승부가 계속됐다. 문보경에게 초구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내준 뒤 후속 이재원에게도 초구에 좌중간 적시 3루타를 얻어 맞았다. 역시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문보경에게는 높은 쪽으로 속구가 깨끗하게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이어 이재원을 상대로 던진 슬라이더(137km/h) 역시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이후 문동주는 코너워크를 크게 의식한 듯 제구가 안 잡히는 모습을 노출했다. 다음 타자 서건창에게는 볼 4개를 연거푸 던졌다. 처음 커브 2개와 이후 속구 2개를 섞어 던졌는데 공이 날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국 홍창기에게 좌익수 희생 타점을 내준 뒤 박해민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끝에 마운드를 신정락에게 넘겼다. 이날 문동주의 최종 성적은 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볼넷 4실점. 투구 수는 총 26개.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문동주의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1군 무대 데뷔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