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은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종 기록에서 살라흐와 접전 중인 가운데 손흥민이 의미있는 평가에서 살라흐를 제쳤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9일(현지시간)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 누적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손흥민이 살라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손흥민은 7만1587점을 얻어 7만1295점의 살라흐를 292점 차이로 제쳤다. 손흥민은 누적이 아닌 최신 파워랭킹에서도 9923점으로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9737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EPL 중계권사인 스카이스포츠 파워랭킹은 개인 성적에 따른 순위표다. EPL 최근 5경기를 바탕으로 득점, 도움, 태클 등 35개 부문의 활약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최근에 치른 경기일수록 가중치를 두는데, 이번에 발표된 것은 시즌 누적 수치다. 스카이스포츠는 “시즌 거의 대부분 살라흐가 1위를 지켜오다가 종료 3경기를 남겨놓고 손흥민이 가장 높은 곳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골(7도움)로 살라흐(22골·13도움)를 2골 차로 뒤쫓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반면 살라흐는 침묵했다. 드러난 숫자로 보기에는 살라흐가 손흥민에 크게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20골이 전부 필드골이다. 반면 살라흐는 22골 중 5골이 페널티킥 득점이다. 손흥민이 페널티킥 전담 키커로 나섰다면 둘의 순위는 반대였을 가능성이 높다.
기대득점(xG)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특정 위치와 특정 상황에서 골을 넣기 위해 슈팅했을 때 득점할 가능성을 수치화한 기대득점은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떠올랐다. 기대득점보다 골을 더 많이 넣으면 결정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았다는 뜻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반대로 기대득점보다 골이 낮으면 결정력이 낮거나 운이 나빴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기대득점은 13.11로, 기대득점보다 무려 7골가량을 더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기대득점(8.9)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17골을 넣었다. 손흥민과는 달리, 살라흐의 이번 시즌 기대득점은 22.43으로 실제 득점과 거의 같다. 하지만 페널티킥 5골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결정력이 아주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역습에 특화된 토트넘의 공격 스타일 등을 감안하면 손흥민은 슈팅 수 대비 결정력이 아주 높다. 올 시즌 슈팅(75-130), 유효슈팅(41-57)은 살라흐가 손흥민보다 월등히 많지만 골 수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