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SSG 랜더스는 "구단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거 김광현(34)과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첫 해 연봉으로 SSG는 81억원을 쥐어줬다. 계약금이 없는 비FA계약이어서 81억원이라는 거금을 한꺼번에 줬다.
대한민국 모든 스포츠 종목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김광현이 올 시즌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가 41년째, 40주년을 맞고 있지만 김광현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레전드 선동렬도 해태시절 기록하지 못한 정말 최초의 기록이다.
김광현은 지난 달 9일 처음으로 국내 마운드에 복귀 인사를 했다. 상대는 KIA였다. 이날 경기에서 김광현은 6이닝 무실점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4월15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을 던졌지만 또 다시 무실점을 기록했다. 키움과의 3번째 선발 등판경기에서 6이닝을 던져 처음으로 1실점했다. 27일에는 롯데전에 6이닝동안 1실점했지만 비자책이었다.
이번달 들어 지난 3일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올렸다. 그리고 8일 키움전에 등판해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승(무패)을 기록했다.
6경기에 등판한 김광현은 38이닝을 던져 2자책점을 기록, 평균자책점이 0.47밖에 되지 않는다. 9일 현재 SSG가 32경기를 치렀다. 144경기 중 22%를 소화했다.이 기준으로 지난 41년 프로야구 기록을 대조해 봤다. 단일 시즌 팀이 32경기를 치르는 동안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김광현의 평균자책점 0.47보다 더 낮은 기록을 가진 선수는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선동렬 조차도 팀 경기 22%를 소화할 동안 0.47이라는 평균자책점을 거두지는 못했다. 0.50 밑으로 평균자책점을 거둔 선발 투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김광현 다음으로 좋은 평균자책점을 거둔 투수는 선동렬이 아니라 2019년 LG외국인 투수 윌슨이었다. 47과 3분이 2를 던져 0.57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동렬은 1987년 해태 시절 32경기를 치르는 동안 83이닝이라는 경이적인 투구 이닝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평균자책점은 0.65에 불과했다. 정말 어마무시한 기록이다.
이해 김응용 감독은 선동렬을 마구잡이로 기용했다. 선발로도 뛰었고 중간 계투로도 투입했다. 그렇다보니 8과 3분의 2이닝 구원승도 있고 최동원과 15이닝 선발 무승부 기록도 있다.
NC구창모도 2020년 대단한 투구를 보였다. 이해 구창모는 41이닝을 던져 0.66의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5위는 김광현이 12년전인 2010년 SK 유니폼을 입고 36과 3분이 1이닝을 던져 0.74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이때 김광현은 자신의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인 2.37을 기록했다. 당시 192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17승7패로 자신의 최다승을 거두었다.
이렇게 4명이 역대 단일시즌 팀 32경기 기준 규정이닝 투구한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 톱5이다.
김광현이 이런 페이스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는 알 수 없다. 아직도 팀 경기가 112경기 남아 있고 부상이 없다면 김광현은 22번 더 선발로 등판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김광현이 3년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것은 분명하다. 패스트볼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이 더 높아졌다. 피안타율이 0.127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패스트볼 0.176, 커브 0.133보다 좋다.
여기에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를 2년 경험했다. 경험이 풍부해지고 관록이 더해졌다. 그 만큼 KBO에서의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 야구계의 분석이다.
한편 선동렬 전감독은 1986년 0.99, 1987년 0.89, 1993년 0.78 등 세 차례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992년(0.28)과 1995년(0.49)에도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지만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