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강승호(38)의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보상선수 신화를 쓸지도 모르겠다.
강승호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 홈경기서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팀은 12-4로 크게 이겨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매서운 타격감을 보였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어 김재환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강승호는 허경민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5회말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강승호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이후 두 타석에서 모두 장타를 작렬시켰다. 팀이 5-3으로 추격을 허용한 7회말 2사 1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1루 주자 페르난데스가 득점에 성공했다. 강승호의 안타는 두산에게 귀중한 안타였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을 만한 안타였다. 이후 허경민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강승호도 홈을 밟았다. 특히 허경민의 안타 때 롯데 외야의 실책, 상대 폭투가 더해져 두산은 9-3까지 달아날 수 있었다.
그리고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정말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터트렸다. 롯데는 8회초 다시 한 점을 따라붙은 상황. 안타와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강승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진명호를 상대로 좌익선상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싹쓸이였다. 이렇게 강승호는 3안타 4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강승호는 지난해 SSG 랜더스로 이적한 최주환(34)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를 오가며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9, 7홈런, 37타점으로 마쳤다. 과거 음주운전 징계로 인한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올 시즌은 어땠을까. 시즌 출발이 녹록치 않았다. 강승호는 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는 등 타격 부진을 겪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월 강승호의 성적은 타율 0.240(50타수 12안타)에 불과했다. 타점은 단 1개뿐이었다.
다행히 5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주축 타자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서 강승호가 살아난 점은 고무적이다. 강승호는 4월 29일 SSG전에서 시즌 첫 3안타를 터트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5월 7일 KT전까지 9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어린이날인 LG전에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도 만들어냈다. 그리고 10일 키움전에서는 시즌 첫 4안타 경기도 완성했다.
부침이 있기도 했다. 17일부터 19일까지 치렀던 SSG와 3연전에서는 단 1안타에 그쳤다. 답답한 나머지 헬멧을 던지는 행동도 보였다. 그 사이 팀은 5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이날 3안타 활약에 힘입어 5월 월간 타율 3할로 다시 올라섰다. 타율 0.309다.
경기 후 강승호는 "SSG와 3연전 때 체력이 떨어졌을 뿐,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 타격감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며 "연패가 더 길어지지 않고 끊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들어 주로 3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는데 강승호는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테이블세터 혹은 하위타순에 배치됐었다. 그에게 3번 타자 자리는 낯선 곳이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꾸준하게 강승호를 3번에 배치하고 있다. 그는 "많이 부족하지만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몸 사리지 않고 하겠다"고 감사함을 표한 뒤 "타순에 큰 영향을 받진 않는다. 단지 세 번째 타자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한다. 나에게는 자부심이 있는 타순이다. 더 자신감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