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최대훈 기자 = 벤투호와 거리가 멀어진 이강인이 황선홍 감독의 지휘 아래 포지션 변경을 시도할 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 오후 1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마르카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 U-23 축구대표팀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C조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조 1위(승점 7)로 8강에 진출했다.
황선홍호는 이날 지난 경기와 선수 구성을 다르게 가져갔다. 지난 두 경기에서 교체로 투입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오세훈과 조영욱이 선발로 나왔고 경미한 부상으로 베트남전에서 결장했던 이강인도 무사히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이강인은 권혁규, 홍현석과 함께 한국의 중원을 맡았고 역삼각형의 중원 구성은 말레이시아전과 동일했다. 홍현석이 왼쪽, 이강인이 오른쪽에 서며 권혁규과 그 아래에서 두 선수를 받쳤는데, 이날 이강인은 지난 경기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이강인은 상대 진형의 중앙과 우측에서 주로 움직임을 가져갔다. 함께 우측면에 섰던 김태환과 엄지성 등에게 패스를 건네며 한국의 패스 줄기로서 전진 패스를 담당했다.
하지만 태국전에서의 움직임은 전과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공을 받는 위치가 달라졌다. 말레이시아전에서는 상대 진형에서 공을 받은 반면 태국전에서는 우리 진형 또는 경기장 중앙에서 움직였다. 이강인의 달라진 움직임은 히트맵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강인은 지난 경기와 달리 패스를 건네는 상대도 달라졌고 횟수도 현저히 줄었다. 지난 경기에서는 오버래핑을 하는 수비수 또는 쇄도하는 공격수를 향한 전진 패스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권혁규, 이상민, 김주성 등 후방을 향한 패스가 대부분이었다. 그 횟수도 현저히 줄었는데 지난 경기에서 78회의 패스를 건넨 이강인은 이번 경기에서 35회에 그쳤다.
이강인의 이러한 움직임 변화는 황선홍 감독 아래에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강인은 실력은 출중하나 현대 축구와는 맞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포지션 변경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강인이 외면받은 벤투호는 빌드업 축구를 지향하나 최근 3선에서의 패스 연결이 원활하지 못해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이강인이 황선홍호에서 3선으로의 포지션 변경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성인 대표팀에 다시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