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휴스턴 투수 벌랜더… 올 15승 3패 ‘특급 피칭’
올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95
평균 직구 구속 152.8㎞ ‘건재’
이대로면 세번째 사이영상 가능
2020년 팔꿈치 수술뒤 시즌아웃
작년 쇼케이스서 휴스턴과 계약
국내 팬들은 ‘금강불괴’로 불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발 저스틴 벌랜더(39·사진)는 국내 MLB 팬에게 ‘금강불괴’로 불린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20대 후배들 뺨치는 체력과 실력으로 여전히 현역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빅리그의 전설’ 벌랜더는 지난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0년까지 통산 225승(129패·평균자책점 3.33)을 챙겼다.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매 시즌 평균 15승을 챙겼고, 2011년(24승)과 2019년(21승)엔 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받았다.
하지만 벌랜더는 2020년 7월 25일(한국시간), 1경기만 던지고 돌연 시즌을 접었다. 팔꿈치 부상이 발견됐고, 그해 10월 1일 수술대에 올랐다. 2021년 시즌은 그대로 접었다. 그리고 1년여 뒤인 지난해 11월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벌랜더는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선보였다. 뉴욕 양키스와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 등 빅마켓 구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고 시속 97마일(156.1㎞)의 직구를 뿌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제임스 클릭 휴스턴 단장은 “벌랜더는 완벽하게 건강하다”고 확신했고, 2년간 최대 5000만 달러(약 658억 원)에 재계약했다.
그렇다고 해도 올 시즌에 앞서 벌랜더를 바라보는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우리 나이로 마흔에 접어든 나이, 그리고 투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많았다. 그런데 시즌 뚜껑을 열자 우려는 기우로 드러났다. 17일 기준, 벌랜더는 15승 3패에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다승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평균자책점은 전체 2위, 아메리칸리그 1위다. 벌랜더는 이닝당출루허용률(0.88·리그 2위), 피안타율(0.195·리그 2위) 등 투구 세부지표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벌랜더의 구위는 20∼30대 젊은 선수들을 압도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벌랜더의 올해 평균 직구 구속은 시속 95마일(152.8㎞). 수술 전인 2019년의 94.6마일(152.2㎞)을 넘어선 수치다.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 비시즌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는 꾸준함이 영향을 미쳤다. 이대로라면 세 번째 사이영상도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17일엔 사이영상 라이벌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딜런 시즈(27)와 맞대결을 치러 판정승을 거뒀다. 벌랜더는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7이닝 동안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 시즈(5이닝 3실점)를 눌렀다.
사이영상 수상과 함께 벌랜더의 내년 시즌 몸값도 벌써 관심을 받고 있다. 벌랜더는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현지에선 빅리그 투수 최고 몸값인 맥스 셔저(메츠)의 평균 4330만 달러(569억 원)를 넘어서는 계약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벌랜더는 2017년 휴스턴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뒤 세계적인 슈퍼모델이자 영화배우인 케이트 업턴(30)과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