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바꿀 수 있는 포수.”
최근 KBO리그 한 관계자(NC 소속 아님)가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예비 FA 포수 최대어 양의지를 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NC 투수들을 봐라. 양의지를 만나고 바뀌었다”라고 했다. NC가 비록 2년 연속 곤두박질했지만,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으니 틀린 말도 아니다.
중요한 건 양의지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는 야구관계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22-2023 FA 시장은 FA 자격획득 1년 단축 원년이다. 예년보다 1.5~2배 정도의 선수가 쏟아질 전망이다. 양의지는 포수 뿐 아니라 전 포지션 모든 예비 FA를 통틀어 ‘유일한 S급’으로 꼽힌다.
업계에서 S급 FA는 A급의 업그레이드 버전, 특A급으로 통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며, 전력과 체질을 곧바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선수다. 989억원이 오간 2021-2022 FA 시장의 경우, 나성범(KIA, 6년 106억원)과 김현수(4+2년 115억원)가 S급이었다.
실제 나성범은 지난 3년 연속 가을야구 구경꾼이었던 KIA를 가을야구 주인공으로 이끌기 일보 직전이다. 김현수도 명불허전이다. 이렇듯 S급 FA는 기본적으로 매년 특급성적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 양의지 역시 2018-2019 시장에서 NC와 4년 125억원 FA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NC를 2019년 포스트시즌에 복귀시켰다. 그리고 2020년에 통합우승으로 인도했다.양의지는 올 시즌 103경기서 345타수 95안타 타율 0.275 16홈런 69타점 49득점 OPS 0.853. NC 입단 후 가장 처지는 성적이다. 그러나 후반기는 다르다. 29경기서 타율 0.320 7홈런 24타점 18득점. 전반기 최악의 슬럼프를 딛고 ‘애버리지의 힘’을 보여준다.
내년이면 만 36세다. 체력부담이 큰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미래 가치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1년에 반은 지명타자로 나가면 된다”라고 했다. 특유의 부드러운 타격폼으로 장타와 컨택 능력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다. 이 클래스가 나이를 좀 더 먹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포수로서의 경험, 노하우, 비기는 이미 KBO리그 최강이다. 현대야구에서 포수의 투수리드와 볼배합 능력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나노 전력분석, 각종 트레킹 데이터, 배터리코치 및 프런트의 존재까지. 포수도 타격이 중요한 시대다.
그러나 KBO리그의 특성상 포수 고유의 역할론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포스트시즌서 영리한 포수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양의지는 두산 시절부터 수년간 증명했다.4년 전에 이미 125억원 계약을 맺었다. 다가올 겨울, NC에 남든 타 구단으로 떠나든 100억원대 계약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NC 외에도 양의지를 원하는 구단이 없을 리 없기 때문이다. 양의지가 실제로 2022-2023 FA 시장에서 100억원대 계약을 맺으면 김현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100억원대 FA 계약을 두 차례 맺은 선수가 된다.
아울러 양의지가 김현수를 제치고 FA 재벌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2021-2022 시장까지 FA 계약총액 1위가 115억원 계약만 두 차례 맺은 230억원의 김현수다. 양의지가 정확히 100억원 계약을 맺으면 225억원으로 FA 계약총액 2위에 오른다. 105억원 계약이면 김현수와 공동 1위, 106억원 이상이면 단독 1위에 오른다. 참고로 FA 계약총액 3위는 192억원의 최정(SSG)이다. 양의지는 현재 1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