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차세대 우완 에이스감으로 뽑혔던 더스틴 메이(25)는 지난해 큰 시련을 겪었다. 개막 로테이션 멤버로 합류해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4의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에서 큰 부상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결국 메이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1년 이상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러나 메이는 그 공백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올해 복귀 후 구위를 보면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첫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94의 성적은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감각이 떨어져 있을 때다. 실제 올해 부진한 성적은 많은 볼넷(9이닝당 4.5개)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고, 세 번째 등판이었던 3일 샌디에이고전(5이닝 6실점)이 0.82의 평균자책점을 3.94로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
어차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은 다저스로서는 메이가 남은 기간 예열을 거쳐 포스트시즌에서만 활약해줘도 대성공이다. 그리고 구속과 회전수에서 그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메이는 시속 100마일(161㎞)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다. 포심은 물론, 우타자 몸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투심도 100마일을 찍을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커터를 섞어 던진다. 패스트볼도 똑바로 들어오는 공이 많지 않다. 여기에 커브를 주 변화구로 삼는다. 메이의 지난해 커브 헛스윙 비율은 45.2%, 올해는 표본은 적지만 무려 51.9%에 이른다.
커브도 평균 85마일(약 136.8㎞)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분당 회전수(RPM)는 가공할 만하다. 보통 포심이나 슬라이더, 커브는 회전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구종으로 뽑힌다. 메이의 지난해 커브 분당 회전수는 3176회로 그조차도 리그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회전인데, 올해는 무려 3274회까지 올라왔다. 삼진을 잡을 때 보면 각이 더 예리해진 느낌도 준다.
불펜 투수를 제외하고 선발 투수 중 커브의 회전이 가장 좋은 대표적인 선수로 단연 찰리 모튼(39‧애틀랜타)을 뽑는 이들이 많다. 모튼의 커브는 메이에 비하면 구속이 느리고 각이 크다. 떨어지는 폭이 50인치가 넘을 정도다. 조금 더 정통 커브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모튼의 분당 회전수도 3100~3200회 정도로 메이보다는 적다.
회전수를 구위로 직결하는 건 위험하지만, 회전수와 패스트볼 구속 또한 지난해보다 소폭 나아졌다는 건 메이가 적어도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올해 메이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8.1마일(약 157.9㎞)에 이른다. 팔꿈치 재활을 차분하게 마쳤고, 여기에 전반적인 몸까지 좋아져 돌아왔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저스는 우완 에이스 워커 뷸러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메이가 뷸러의 몫을 대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