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폴란드의 U-18팀 맞대결이 난투극으로 변질되며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선수들 사이 몸싸움이 이어지며 20분 사이 레드카드만 4장이 나왔다.
사건은 현지시간 지난 25일 프랑스 리모주에서 열린 라파즈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발생했다. 라파즈 토너먼트는 각국 청소년 대표팀이 겨루는 국제 대회다.
프랑스 현지 매체 레퀴프 등에 따르면 프랑스 선수들이 갑자기 격해지기 시작한 건 후반전 들어서다. 2대2 동점을 달리고 있던 후반 10분경, 프랑스 선수 한 명이 반칙으로 퇴장당했고 6분 뒤 또 다른 선수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9명이 뛰게 된 프랑스 선수들은 한층 더 거칠어졌다. 후반 27분, 앞서 이미 경고를 받은 상태였던 프랑스팀 말랑 고미스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그리고 2분 뒤,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뛰고 있는 2005년생 공격수 다넬 에릭 바일이 급기야는 폴란드 선수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는 사고를 쳤다.
드리블 도중 바일의 강한 태클에 밀려 넘어진 폴란드 선수가 일어나자마자 온 몸으로 바일의 가슴팍을 세게 밀며 항의했다. 그러자 바일은 머리로 상대의 얼굴에 그대로 박치기를 가했다. 폴란드 선수는 강한 충격을 받은 듯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카메라 포착됐다. 그 직후 이들에게 양팀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격분한 폴란드팀은 즉각 주최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그리고 심판은 바일을 향해서도 곧장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렇게 20분 만에 프랑스 선수 4명이 퇴장당하자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당시 스코어는 2대3으로 폴란드가 프랑스를 앞서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 나섰던 청소년 선수 리산드뤼 올메타의 아버지이자 프랑스 리그앙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리옹 등지에서 뛴 전직 골키퍼 파스칼 올메타는 “완전히 기억에서 지워버려야 할 매치였다”며 “너무 참혹하고 역겨웠다”고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토로했다.
그는 “내 나이가 예순이 다 됐는데도 신경이 다 곤두섰는데, 열일곱 살 난 내 아들은 어땠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건 직후 프랑스팀 코치는 “몇몇 선수들은 다시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현장에서 누가 올바른 태도를 보였고, 누가 엉망으로 행동했는지 엄격하게 이 사건을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