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의 전체 1‧2순위 지명의 영광은 서울고 우완 김서현(한화)과 충암고 좌완 윤영철(KIA)이 가져갔다. 최대어 중 하나였던 덕수고 우완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순리대로 1‧2번 지명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던지는 팔과 서로의 성향은 조금 다르지만, 두 선수 모두 프로에서 대성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화려한 조명을 받는다. 한화와 KIA의 기대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서현은 다양한 팔 각도에서 나오는 빠른 공을 장점으로 한다. 올해 지명이 된 고교 선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 구속을 자랑한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올해 목동구장 기준)에 따르면 김서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시속 150.8㎞, 최고 156㎞에 이르렀다. 집계 대상 중 평균구속이 150㎞를 넘긴 선수는 김서현이 유일하다.
윤영철은 최고 145㎞의 구속을 기록했다. 구속 자체는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좌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안정된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 경기 운영 능력 등 종합적인 그래프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당장 프로 1군에서 써도 어느 정도의 몫은 할 것이라는 호평도 그래서 나온다.
이제 지명은 됐고, 첫 관심은 계약금이다. 나름대로 양측의 논리가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지점이다. KBO리그 전체 구단이 두 선수의 계약금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있다. 1‧2순위 선수들의 계약금에 따라 그 다음에 지명 받은 선수들의 계약금 또한 상당 부분 결정되기 때문이다. 10순위 선수가 1순위 선수의 계약금을 넘는 사례는 없다.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적으로 순서대로 계약금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계약금은 전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두 선수에게는 좋은 비교 대상이 있다. 김서현은 2022년 한화의 1차 지명자인 문동주가 비교 대상이다. 윤영철의 경우 좌완이라는 점에서 2021년 KIA의 1차 지명자인 이의리가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투수 최대어였던 문동주는 계약금 5억 원, 이의리는 2021년 입단 당시 3억 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최근 계약금 시세에서 A급을 가르는 기준은 3억 원이다. S급의 기준점은 5억 원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김서현의 계약금은 5억 원을 기준으로 줄다리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다만 문동주 이상의 금액을 주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영철의 경우는 이의리와 비슷한 금액, 혹은 그보다는 소폭 많은 금액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이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두 선수가 이 수준에서 계약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서현 윤영철에 이어 계약금 3억 원을 넘길 선수가 있을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