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으로 응원했던 뉴욕 메츠를 인수한 뒤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스티브 코헨 구단주에게 올해 메츠의 성적은 이해가 가능했을지도, 실망스러웠을 수도 있다.
오랜 야구 팬이자 투자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코헨 구단주는 투자가 꼭 성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야구의 평범한 세계를 잘 알고 있을 법하다. 다만 메츠의 팀 페이롤이 2억 달러를 넘어 이제는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그리고 정규시즌 101승을 거둔 것을 생각할 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건 분명히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현지 언론들, 특히 뉴욕 미디어들인 코헨 구단주가 계속해서 메츠에 돈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사치세 한도를 아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의 투자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지만, 적어도 사치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구단주가 메이저리그에 나타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권한을 가지고 있는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의 거취가 큰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2023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에게도 메츠가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온다. 2023년 종료 후 FA 클래스의 최대어는 당연히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다.
디그롬의 잔류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2023년 이후라면 맥스 슈어저의 나이도 마흔을 바라본다. 그리고 메츠 타선은 리그 정상급을 폭발력을 향해 아직은 갈 길이 있다. 오타니는 이 모든 것을 다 충족시킬 수 있는 선수다.
게다가 빌리 에플러 메츠 단장은 에인절스 단장 시절 오타니에 공을 들여 직접 유니폼을 입힌 경험도 있다. 오타니로서는 에플러 단장이 친숙하다. "메츠가 오타니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시즌 중 오타니가 트레이드 매물로 나온다면 메츠가 뛰어드는 방법도 있지만, 에플러 단장은 최근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팀의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발전이 가장 첫 과제임을 강조했다. 오타니 트레이드는 수많은 유망주를 털어 넣어야 한다. 이제 막 강호로 거듭난 메츠로서는 다소 부담되는 일이다. 특히나 주축 투수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뒤도 생각을 해야 한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오타니가 FA 자격을 얻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 어마어마한 머니게임에서 메츠, 정확하게 메츠의 성공과 평판을 최우선에 두는 코헨 구단주를 이길 팀은 어쩌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오타니로서도 거대 프랜차이즈인 뉴욕은 매력적인 행선지가 될 수 있고, 여기에 팀이 가진 장기적 비전도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