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박동원-양의지-유강남-박세혁(왼쪽부터)./사진=OSEN마침내 FA(프리 에이전트) 시장이 열렸다. 2023 FA 1호 계약자는 누가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2023년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NC)를 비롯해 SSG 이태양, 오태곤, 키움 정찬헌, 한현희, LG 김진성, 유강남, 채은성, KT 신본기, KIA 박동원, NC 이재학, 원종현, 노진혁,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양의지, 삼성 오선진, 김상수, 롯데 강윤구, 두산 박세혁, 한화 장시환까지 총 21명이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며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이제 FA 승인 선수들은 17일부터 해외 구단을 비롯한 전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첫 테이프를 누가 끊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사례를 보면 '1호 계약자'들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초대형 FA 선수들보다는 비교적 원소속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준척급 FA들이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이는 원소속팀 잔류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FA 개장 2일차에 1호 계약이 나왔다. 11월 27일 한화가 내부 FA 포수 최재훈과 5년 54억원에 사인하며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시 한화는 "주전 포수로서 팀 내 입지와 영향력을 고려,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으로 발빠르게 내부 FA 최재훈과 협상해 계약을 이끌어냈다. 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최재훈 역시 계약서에 사인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최재훈은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처음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됐을 때 향후 10년은 뛰겠다고 팬들게 말씀드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무척 기쁘다. 팀의 도약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FA 1호 계약의 또다른 특징은 향후 시장의 흐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사례를 보면 열흘 이내로 첫 계약자가 나왔다. 2019년에는 11월 4일부터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11월 13일 키움이 포수 이지영과 3년 1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9일 만이다. 2020년엔 더 빨랐다. 11월 28일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시했고, 사흘 만에 당시 SK(현 SSG)가 내야수 김성현과 2+1년, 총액 1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지난해 최재훈이다. 조금씩 계약 체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1호 FA 계약자의 금액은 이후 다른 FA들의 협상 테이블에서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상황을 보면 상대적으로 이적이 용이한 C등급, 원 소속 팀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급 선수들이 가장 먼저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해 C등급 FA는 이태양, 오태곤, 김진성, 신본기, 원종현, 이명기, 오선진, 강윤구, 장시환까지 총 9명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내부 FA의 경우, C등급 선수라면 빠르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면서 "거물급 선수들은 경쟁이 생길 것이며 보상 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라며 현 상황을 분석했다.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직전 연도 연봉 150%의 금전 보상만 하기 때문에 영입하는 구단의 부담이 적어 매력적이다.
다만 2023년부터 본격 도입된 샐러리캡 제도가 변수다. 샐러리캡 한도는 114억 2638만원이다. 충분히 돈을 쓸 수 있는 구단이 있는 반면 SSG, LG, NC 등은 샐러리캡 안에서 외부 FA를 잡기가 다소 벅차다. 내부 FA 자원들에게도 쓸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1호 FA 계약'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가능성이 높은 C등급일까, 아니면 초대형 포수의 잭팟 소식이 나올까.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