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는 손흥민.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7/[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안와 골절'의 경우 의학적 판단으로는 최소 4주간의 쉼표가 필요하다. 손흥민이 기적에 가까운 회복 속도를 내고 있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 출격은 불투명했다. 출전 전망은 50%를 밑돌았다. 다행히 확률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토트넘에선 절친이지만 월드컵에서 적으로 싸워야 하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예고를 했듯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1차전부터 월드컵 무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의 말에서도 예측이 가능하다. 벤투호에 합류하기 이틀 전 그는 토트넘에서 전력 질주, 이른바 스프린트 훈련까지 진행했다. 뛰는 데 크게 문제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출전 확률은 이제 99.9%다.
H조에 포진한 것도 '천우신조'다. H조의 첫 경기는 개막 후 가장 늦게 벌어진다. 벤투호는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우루과이와 충돌한다. 시간을 벌었다. 스프린트에 이어 토트넘과 벤투호가 공조해 내놓는 프로그램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D-데이를 우루과이전에 맞출 수 있다.
'캡틴' 손흥민도 의지도 빛을 발했다.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뛰겠다는 굳은 약속이다. 그는 "1% 보다 조금 더 낮아도 가능성만 있다면 그것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며 "내가 가진 에너지, 실력, 능력 등을 최대치로 뽑아내서 특별한 월드컵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 목표다. 팬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리스크는 어떻게든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 전력이 현주소를 비켜간 형국이다.
손흥민의 가세로 벤투호의 분위기도 한층 단단해졌다.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흥민 형이 있고, 없고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런 형이 합류해 기분이 너무 좋다. 운동하면서 장난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마음이 편하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카타르 대회가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이다. 앞선 두 대회에서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화제가 되자 더 이상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했다.
손흥민이 합류한 지 이틀이 흘렀다. 반가움은 끝났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과 2018년 러시아에서 배운 것이 있다. 간절한 마음보다는 충실한 준비가 절대 우선이다. 굵은 땀방울 없이 요행을 바라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윤종규(FC서울)는 "흥민 형이 '조금 더 진지하게 집중력을 갖고 하자'고 했다. 또 '월드컵을 나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모습을 통해 잘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분위기는 더 긴장감이 있지만 선수들이 다 한마음 한뜻을 모아 잘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은 한 발 더 나아가 "최대한 빨리 흥민 형이 마스크를 안 쓰고 경기를 뛰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복귀에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맨시티 레전드인 미카 리차즈는 "손흥민은 네이마르 같은 존재다. 경기장 어디에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팀이 수비적이면서도 역습을 추구한다면 손흥민에게는 완벽하다. 토트넘 플레이와 비슷한 경우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확실히 피해를 줄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벤투호도 '손흥민 변수'에 대한 시름은 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