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서현.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는 최근 스프링캠프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밝은 쪽으로 주목받았으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바로 올해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신인 투수 김서현(19)이 쓰던 SNS 비공개 계정이 공개되면서 그가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욕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SNS에서 자신이 쓰는 계정과 다른 비공개 계정을 운영하면서 등번호 11번을 반대하는 팬들에 대한 조롱투의 비난과 훈련을 엄격하게 시키는 코치들에게 보내는 푸념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이 계정이 공개된 뒤 김서현은 구단과 면담을 통해 자신의 계정임을 밝혔고 벌금 500만 원, 훈련 열외 3일의 징계를 받았다.
애초에 김서현이 비공개 계정을 갖고 있던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맞닥뜨린 '공인'이라는 굴레 안에서 자신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대나무숲'이 필요했다고 하면 백 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비공개 계정은 불법이 아니기에 김서현의 의중과 상관없이 이를 공개한 이가 사실은 더 비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김서현은 자신이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냈고 꿈에도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면 결국 궁극적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최근 연예인, 프로 선수들의 비공개 계정은 더이상 '비공개'가 아니다. 지인이든 팬들이든 그들의 계정을 찾아내는 것도 그들이 비공개 계정을 가지는 것만큼이나 자유롭다.
결국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책임져야 하는 것도 김서현이다. 김서현은 그 계정이 공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언젠가 공개됐을 때 떳떳할 내용이 담겨있어야 했다. 김서현의 계정을 공개한 SNS 계정은 김서현에 적대적인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김서현이 굳이 꼭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고 싶었다면 적어도 공개될 여지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이 김서현이 택한 공인의 길이라는 것을 큰 벌금을 내고서야 알게 된 셈이다.
김서현은 훈련 열외 징계를 받은 뒤 구단의 SNS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다시 한 번 지탄을 받았다. 김서현은 훈련 열외 징계에 SNS 사용 금지가 포함됐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사실은 이 모든 일이 자신이 비판받아야 하는 일인지 모르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자신이 프로 선수가 됐기에 모든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모르고 있다면 말이다.
한화는 2020년 2차 1라운드 신인 투수 남지민이 그해 12월 SNS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신동수의 글에 동조하는 댓글을 남겼다가 구단 자체 500만 원, KBO 200만 원 벌금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신인 교육 때 SNS 사용 윤리가 필수가 됐지만 여전히 선수들의 이해도는 부족하다.
한계는 뚜렷하다. 구단이 더욱 질책을 해도 이를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구단에게 선수들을 단속할 권리도 없다. 결국 선수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아직 데뷔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프로 생활은 시작됐다. 김서현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절실하게 깨닫고 사생활을 단속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