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IBK기업은행 김희진. V-리그 티켓 파워 1위와 2위를 자랑하는 두 팀의 간판선수다.(C)KOVO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5라운드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두 팀은 11일 오후 2시 15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주말인 오늘 경기가 평소처럼 4시가 아닌 2시 15분으로 당겨진 건 지상파인 KBS2TV 중계가 편성된 때문이다.
홈팀 흥국생명은 20승 6패 승점 60점으로 2위다. 전날 선두 현대건설이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2-3으로 패하면서 두 팀의 승점 간극은 단 1점인 상황이다. 오늘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승리할 경우, 선두로 올라선다. 매우 중요한 경기다.
원정팀 IBK기업은행은 10승 17패 승점 31점으로 6위다. 최근 중위권 혼전에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KGC인삼공사에는 무기력한 완패를 당했다. 오늘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시즌 두 팀의 네 차례 맞대결은 모두 흥국생명의 승리였다. 승점 분포도 12-0으로 일방적이었다.
흥국생명은 최근 KGC인삼공사에 1-3 패배를 당했지만 다시 만난 KGC에 3-0 완승으로 설욕했고, 지난 7일에는 선두 현대건설을 3-0으로 누르며 정규리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옐레나를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에 배치하며 대각에 세우는 포메이션으로 최근 재미를 봤다. 현대건설이 정상적인 전력으로 나섰다면 이 전략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포메이션은 통했다. 단, 오래 사용할 것인지 혹은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흥국생명의 최근 상승세는 이원정 세터의 활약에 기인한다. 포메이션 변동 또한 이원정 세터가 있기에 가능해졌다. 김다솔 세터와 이원정 세터의 키는 프로필 상으로 3cm 차이다. 3cm는 블로킹 차원에서 볼 때 매우 큰 차이다. 세터가 전위에 있을 때 이원정은 블로킹으로 한 자리를 지켜낼 가능성이 김다솔 카드보다 훨씬 높다. 경기 운영에서도 이원정이 비교우위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단, 김연경의 공격 비중이 적절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3-0으로 끝나는 경기 양상이라면 조금 쏠려도 문제가 없지만 세트를 주고받는 혈투가 이어진다면 옐레나를 통해 뚫어내는 코스, 김미연을 통해 득점하는 루트를 유효적절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IBK기업은행은 가장 최근인 8일 KGC인삼공사전에서 무기력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고참 선수들이 끝까지 힘을 내는 모습이 필요한데 IBK기업은행은 그러지 못했다. 세트 초중반에 조금 해보다 풀리지 않으니 급격히 힘이 떨어졌다.
이런 정도의 의지라면 어느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없다. 오늘 IBK기업은행은 선수 개개인이 코트에서 어느 정도 승리에 대한 의지와 염원이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갈고 닦은 기량, 그동안 쌓아온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이 필요하다. 더불어 외국인선수 산타나가 어지간하게 올라오는 공은 해결을 해줘야 한다. V-리그에서 국내선수가 해줘야 하는 몫과 외국인선수가 해줘야 하는 몫은 다르다.
IBK기업은행이 좋은 경기를 하려면 우선 까다로운 서브를 효과적으로 넣어야 하고, 동시에 리시브가 잘 이뤄져야 한다. 이럴 때는 플레이가 상당히 깔끔해지는 IBK기업은행이다.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흥국생명은 방심해선 안된다. 상대가 순위는 쳐져있지만 기본적으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의 조합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임해야 한다.
오늘 경기를 보는 포인트는 IBK기업은행의 서브와 블로킹에 맞춰도 괜찮을 것 같다. 어느 방향으로 목적타를 때리는지, 블로킹에선 어떤 선수를 주마크하며 대응할지를 유심히 보면 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오후 2시 15분 경기가 시작된다. 순위표에 변동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5라운드 맞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