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존재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양효진과 이다현은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미들블로커 듀오로 일명 ‘트윈타워’라고도 불린다. 어떤 팀도 두 선수를 막기란 쉽지 않다. 페퍼저축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양효진은 지난 4라운드 맞대결에서 15점, 공격 성공률 61.1%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줬다.
양효진을 막기란 쉽지 않다는 걸 이경수 감독대행도 인정했다. 이 감독대행은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우리 미들블로커들이 다른 팀에 비해 블로킹이 낮기 때문에 양효진을 막기 더 힘든 것 같다. 사이드에서 같이 도와줘야 하는데 그것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하고 이 감독대행의 걱정은 사라졌다. 바로 페퍼저축은행 미들블로커 최가은 덕분이었다. 최가은은 블로킹 7점, 서브 2점 포함 15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고 이한비와 함께 니아 리드(36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최가은의 활약에 힘입어 페퍼저축은행은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2(21-25, 25-20, 20-25, 25-20, 15-12)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최가은은 “경기 전날(9일) 선수들에게 한 얘기가 있다. 배구를 하면서 수훈선수로 뽑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 받게 돼서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최가은이 수훈선수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와 같은 또래인 이다현, 정호영, 이주아와 같은 미들블로커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어서 자극받았다. 나도 존재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최가은이 기록한 7개의 블로킹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블로킹이었다. 최가은은 블로킹의 비결로 오지영을 언급했다. “지영 언니가 팀에 오고 나한테 타이밍이 늦고 공이 멀리 가도 끝까지 따라가서 블로킹하는 습관을 지니라고 얘기해줬다. 그걸 계속 생각하고 하다 보니 잘된 것 같다”라고 알렸다.
본인이 자극제로 삼은 이다현 앞에서 맹활약을 펼친 최가은의 다음 상대는 또 다른 자극제인 이주아가 속해있는 흥국생명이다. 최가은은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속공 블로킹보다는 이단 블로킹을 많이 성공시킨다. 다음 경기에서 많이 생각하고 속공도 계속 신경 쓴다면 주아 공격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최가은은 “남은 시즌 동안 개인적으로는 더 과감하게 공격해서 공격 성공률을 높이고 싶고 팀적으로는 첫 시즌 목표였던 5승을 달성해보고 싶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