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랜더스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와 커크 맥카티가 20일(한국시간) 첫 라이브 피칭을 했다.
먼저 이날 라이브 피칭에 나선 로메로는 직구, 슬라이더, 투심 등 총 29구를 던졌으며, 최고 구속은 147㎞를 기록했다.
이어 맥카티는 151㎞의 직구를 비롯해, 커터, 커브, 슬라이더, 포크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면서 총 24구를 던졌다.
노경은이 상체 벌크업에 성공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노경은 제공라이브 피칭을 지켜본 조웅천 투수코치는 “두 선수 모두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로메로는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의 힘이 느껴졌고, 캠프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맥카티는 바로 실전에서 공을 던져도 손색없을 정도로 몸을 만들었고, 직구와 변화구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라이브 피칭에서 외국인 선수보다 더 눈길을 끈 선수가 있었다.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주인공이었다.
노경은은 무려 최고 구속 147km를 찍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캠프 출발이 늦었던 노경은이다. 담낭에 통증을 느껴 수술을 준비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가 검진에서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노경은은 곧바로 짐을 꾸려 캠프지에 합류했지만 다른 선수들 보다 출발이 늦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노경은은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수술 전날까지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몸 상태를 유지했던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스타트가 늦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몸을 만들며 좋은 구위를 회복했다.
이날 라이브 피칭에서 보여준 147km의 구속이 그 증거다.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 그리고 다른 선수들보다 준비도 늦었다. 하지만 노경은은 거의 시즌 최고 구속과 맞먹는 147km의 공을 2월 중순이 조금 넘어가는 시기에 찍으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노경은이 현시점에서 정규 시즌 구속을 거의 회복했다는 것은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 올리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41경기에 등판해 12승5패1세이브7홀드, 평균 자책점 3.05로 맹활약했던 노경은이다.
담낭 수술 여부로 훈련이 부족했다면 이만큼의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 하지만 노경은은 마지막 순간까지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결과 그 어떤 투수보다 빠르게 자신의 구위를 되찾고 있다.
노경은이 뿌린 147km는 올 시즌에도 그가 SSG 마운드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알리는 청신호라 할 수 있다.
그 뒤엔 수술 전날까지 운동 기구를 놓지 않았던 열정이 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