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복귀 필두로 ‘황금 세대’ 재집결 분위기
김재호 절치부심 부활 시도에 허경민은 건재
김재환, 정수빈 등도 반등 돌파구 찾기 ‘올인’두산 허경민이 호주 시드니 캠프 실전 훈련 중 전력으로 베이스러닝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그러고 보니 참 많이 떠났다. 한동안 떠난 사람들의 얘기가 주로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다. 두산의 ‘황금기’를 열었던 그때 그 이름들이 새 시즌 다시 두드러져 보인다.
분명 두산은 세대 전환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사령탑도 김태형 감독에서 이승엽 감독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두산을 끌어갈 새 얼굴들이 하나 둘씩 커 올라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올시즌은 그게 전부는 아니다. 두산이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올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해내며 전성기를 열었던 2015년 이후 주축 야수로 자리 잡은 선수들의 역할이 다시 커지는 흐름이다.
이른바 ‘황금 곰’ 5형제가 다시 모여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NC로 떠났다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포수 양의지(36)를 필두로, FA 잔류 계약 이후 두산 유니폼을 변함없이 입어온 김재호(38), 김재환(35), 허경민(33), 정수빈(33) 등이 새 시즌 또 한번 힘을 모으고 있다.
두산 정수빈이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실전 타격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이들은 1군 주축으로 성장한 시점에서는 다소 시차가 있지만,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오르는 과정에서 핵심선수로 역할이 굉장했던 ‘공신’들이다.
공수 겸장 ‘야전 사령관’ 양의지가 돌아오며 새로운 공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 몇 시즌 부상 등으로 가라앉았던 유격수 김재호가 절치부심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김재호는 나이가 불혹을 향해 가는 유격수지만, 시즌 300타석에도 크게 모자랐던 지난 2년과 달리 올시즌은 영역을 다시 키울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주 시드니 캠프에 머물고 있는 현장의 구단 관계자는 “김재호가 오프시즌부터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 김재호가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번트 훈련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허경민은 기본 멤버 가운데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FA 계약 이후 주춤했던 김재환과 정수빈의 시즌 행보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KBO리그 국내파 최고 거포로 자리 잡았던 김재환은 2020시즌 30홈런을 친 뒤로 지난해 23홈런으로 때리기까지 OPS도 0.868에서 0.800으로 하락하는 등 타격성적표가 조금씩 내려앉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야구의 ‘홈런의 상징’인 이승엽 감독을 만난 뒤 캠프에서부터 전환점을 만난 분위기다. 반등한다면 그 자체로 두산에는 큰 무기가 아닐 수 없다. 계절별 활약도의 편차가 컸던 정수빈도 본인 야구의 패턴 변화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그때 그 모습에 근접한 활약을 한다면, 두산의 시즌 목표점도 달라지게 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들은 두산의 ‘황금기’가 아직 다 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