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3)가 LIV 골프 이적 후 두 번째 경기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DP월드투어 등을 포함해 대니 리의 7년 8개월 만의 우승이다.
대니 리는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갤러리GC(파71)에서 열린 LIV 골프 2023시즌 두 번째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작성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대니 리는 루이 우스트히즌(41·남아프리카공화국), 카를로스 오르티스(32·멕시코), 브렌던 스틸(40·미국)과 3차 연장까지 치른 끝에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다른 교포 선수들인 케빈 나(40), 김시환(35·이상 미국) 등과 한 팀을 이룬 단체전에서 3위를 한 대니 리는 단체전 상금 12만5000달러(약 1억6400만 원)도 받았다. 이날 벌어들인 약 54억 원은 대니 리가 15년간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1536만3106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대니 리는 한때 ‘골프 신동’으로 불렸다. 인천에서 태어나 8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대니 리는 티칭 프로 출신인 어머니 서수진 씨 밑에서 골프를 배웠다.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08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은 대니 리의 인생을 바꿨다. 18세 1개월의 나이로 정상에 서며 타이거 우즈(48·미국)가 갖고 있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7개월)을 갈아 치웠다. 이듬해 프로로 전향한 대니 리는 그해 9월 DP월드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거듭된 부상과 부진에 좀처럼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2015년 7월 PGA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우승이 이날 전까지 대니 리의 마지막 우승 트로피였다.
대니 리는 이번 시즌 PGA투어 11개 대회에 나서 5차례 컷 탈락했다. 케빈 나의 권유로 올해 2월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뒤 LIV 골프로 이적했다. LIV 골프 첫 대회에서 34위를 기록한 대니 리는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대니 리는 “2015년 이후 정상을 밟지 못해 우승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오늘 내 생각이 바뀌었고 아직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