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고양 캐롯은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6-79로 꺾었다. 원정에서 1승 1패. 대등한 분위기를 만든 캐롯은 홈 코트인 고양으로 떠났다.
이정현(187cm ,G)과 디드릭 로슨(202cm, F)이 원투펀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그리고 박진철(200cm, C)이 현대모비스의 게이지 프림(205cm, C)을 완벽히 봉쇄했다. 2차전을 이긴 캐롯은 3차전에서는 전성현(188cm, F)이라는 지원군을 등에 업을 수도 있다.
1Q : 울산 현대모비스 24-15 고양 캐롯 : 2점 vs 3점
[현대모비스-캐롯, 1Q 주요 기록 비교]
- 2점슛 시도 개수 : 12-10
- 2점슛 성공 개수 : 9-3
- 3점슛 시도 개수 : 5-12
- 3점슛 성공 개수 : 2-3
* 모두 현대모비스가 앞
현대모비스 공격은 주로 림과 가까운 곳에서 이뤄진다. 함지훈(198cm, F)-장재석(202cm, C)-게이지 프림(205cm, C) 등 페인트 존 공격에 능한 빅맨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2점 싸움’을 추구한다. 캐롯과 2차전 전에도 “상대의 3점 시도를 줄여야 한다. 2점 공격을 유도한다면, 해볼만하다. 2점 싸움이 이뤄지기 때문이다”고 이야기했다.
현대모비스는 수비 이후 빠른 공격 전개로 2점을 노렸다. 또, 캐롯의 로테이션 수비를 볼 없는 움직임으로 역이용했다. 높은 2점슛 성공률과 많은 2점슛 성공으로 재미를 봤다.
캐롯은 3점을 많이 던지는 팀이다. 3점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어느 상대와도 붙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전 1쿼터에도 3점을 많이 던졌다. 그렇지만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현대모비스의 2점 농구에 밀렸다. 기선을 내주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2Q : 고양 캐롯 36-35 울산 현대모비스 : 필사의 반격
[캐롯-현대모비스, 2Q 주요 기록 비교]
- 스코어 : 21-11
- 3점슛 성공 개수 : 3-1
- 속공에 의한 득점 : 3-0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6-0
* 모두 캐롯이 앞
김승기 캐롯 감독은 경기 전 “(전)성현이 없이 1차전을 했다. 그때는 다들 자신감도 없고 불안해했다. 어쩔 줄 모르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2차전은 다를 거다. 선수들에게도 ‘적어도 재미없게 떨어지지 말자’고 이야기했다”며 반격을 다짐했다.
캐롯은 필사적으로 반격해야 했다. 2차전까지 지면, 2패.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야, 역전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 하지만 한 팀을 연달아 3번 잡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2차전을 꼭 잡아야 했다.
선수들도 2차전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3점을 더 공격적으로 던지고, 빼앗는 수비와 압박수비 역시 더 강하게 했다. 공수 모두 강한 집중력을 보여준 캐롯은 ‘3점’과 ‘빼앗는 수비’로 재미를 봤다. 1쿼터 한때 8-22까지 밀렸던 경기를 36-35로 뒤집었다.3Q : 울산 현대모비스 62-57 고양 캐롯 : 열세는 없다
[현대모비스-캐롯, 3Q 시간대별 점수 비교]
- 3Q 시작~3Q 시작 후 1분 43초 : 2-9
- 3Q 시작 후 1분 43초~3Q 종료 : 25-12
* 모두 현대모비스가 앞
2쿼터에 상승세를 탄 캐롯은 3쿼터 초반 더 치고 나갔다. 디드릭 로슨(202cm, F)이 함지훈(198cm, F)과 미스 매치를 활용했고, 로슨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자기 위치에서 득점해줬기 때문. 캐롯이 3쿼터 시작 1분 43초 만에 45-37로 달아난 이유.
현대모비스가 흔들릴 법했다.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이겼다고는 하나,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기 때문.
그렇지만 의외의 선수들이 자기 몫을 해줬다. 김태완(181cm, G)과 신민석(199cm, F)이 그랬다. 두 선수 모두 왕성한 공수 활동량과 과감한 3점으로 현대모비스의 기세를 끌어올렸고, 현대모비스는 좋은 분위기로 4쿼터를 맞았다.
4Q : 고양 캐롯 86-79 울산 현대모비스 : 역전극 완성
[캐롯, 2022~2023 현대모비스 맞대결 결과]
1. 2023.03.27. (고양체육관) : 83-88 (패)
2. 2023.04.02. (울산동천체육관) : 71-86 (패)
3. 2023.04.04. (울산동천체육관) : 86-79 (승)
* 정규리그 포함, 현대모비스전 2연패 탈출
현대모비스는 4쿼터 시작 1분 23초 만에 변수를 만들었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181cm, G)가 이정현(187cm, G)의 4번째 파울을 유도한 것. 전성현(188cm, F)을 대신해야 할 이정현이기에, 이정현의 파울 트러블은 경기의 큰 변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정현은 파울 트러블을 신경 쓰지 않았다. 집중력을 더 키웠다. 현대모비스의 바꿔막기로 인한 미스 매치 구도(주로 게이지 프림과 매치업)를 돌파로 극복한 후, 로슨에게서 나온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캐롯이 경기 종료 5분 19초 전 70-69로 다시 앞선 이유.
역전한 캐롯은 이정현과 로슨을 필두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경기 종료 1분 31초 전 82-75로 달아났다. 현대모비스의 마지막 반격이 거셌지만, 캐롯은 잘 버텼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를 원정에서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