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구 최고 시속은 153㎞를 찍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문제는 제구였다. 키움 히어로즈 우투수 장재영(21)피안타보다 많은 볼넷에 결국 또 스스로 무너졌다.
장재영은 1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4피안타 5볼넷 3탈삼진 6실점하고 조기강판됐다.
지난 6일 LG 트윈스전 4이닝 4피안타 5볼넷 3실점으로 패배를 떠안은 뒤에도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ERA)은 12.79로 뛰어올랐다.
덕수고를 거친 장재영은 2021년 계약금을 무려 9억 원이나 받으며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최고 시속이 150㎞ 후반대를 달할 정도로 빠른공을 뿌리는 장재영은 당시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불안한 제구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첫 시즌엔 17⅔이닝, 지난해엔 14이닝 소화에 그쳤다. 시즌 첫 경기에서도 4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3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기더니 이날은 더 좋지 않았다.홍원기 감독은 신인 포수 김동헌을 주전 포수로 내세우며 장재영과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었다. 홍 감독은 "이지영과 나쁘지는 않았지만 김동헌이 결과를 잘 내고 있다. 어린 선수들끼리 어떻게 맞춰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영에겐 "부담 없이 던지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장재영은 이전 경기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게 없었다. 오히려 경기 내용은 더 나빴다. 1회초 두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에게 연속 땅볼을 유도하며 1점을 내주며 아웃카운트 2개를 챙겼으나 이후 폭투까지 범하며 실점은 2로 늘었다.
2회초엔 1사에서 김호재에게 우측 2루타를 맞았고 구자욱 타석에선 보크와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스럽게도 이후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으나 투구수는 이미 65구에 달했다.
결국 3회를 끝까지 채우지 못했다 3회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고 오재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도 다시 볼넷을 내주며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성규에겐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불운도 더해졌다. 송준석의 타석에 벤치에서 더 점수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야 전진 수비를 택했지만 홈에서 주자를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4점을 내주고 양현에게 공을 넘겼으나 이후 두 명의 주자가 더 홈을 밟으며 실점은 6으로 크게 늘어났다.
장재영의 84구 중 스트라이크는 절반 수준인 43구에 그쳤다.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는 투수는 150㎞가 아닌 160㎞를 뿌리더라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장재영이 언제쯤 자신감 있게 스트라이크존을 과감히 공략할지 키움 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