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와 작별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속전속결 계약이다. 산체스도 팔꿈치 수술 이력이 있지만, 한화는 구단에 없는 젊은 좌완 선발 유형에 투구 폼이 부드러운 점에 주목했다. 이미 닉 킹험과 스미스에 데일대로 데인만큼 산체스만큼은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보내길 기도하는 한화의 심정이다.
한화 구단은 4월 20일 산체스와 연봉 4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97년생 만 26세의 젊은 좌완인 산체스는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3경기 5.1이닝에 평균자책 6.75를 기록했다. 산체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140경기 가운데 133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승 52패 평균자책 4.61을 기록했고, 640.1이닝 동안 581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화 이글스가 버치 스미스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로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사진=AFPBBNews=News1산체스는 구속 140km/h 후반의 속구(최대 151km/h)와 비슷한 구속의 투심 패스트볼 외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한화는 산체스가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통해 안정적 이닝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산체스는 행정적 수속을 마치는 대로 4월 내 입국해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20일 영입 발표 뒤 “산체스 선수는 우리 팀 선발진에 없는 젊은 좌완 유형에다 구속이 150km/h까지 나오고 투구 폼이 부드러운 투수라 영입을 결정했다. 최근 대체 외국인 투수 리스트 후보군을 만들어 계속 접촉했는데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해보겠단 선수도 있었고, 구단에서 절대 안 풀어주겠단 선수도 있었다. 그래도 산체스 선수가 데려올 수 있는 가장 자원이라고 판단했다. 수베로 감독님도 마음에 들어하셨다”라고 전했다.
다만, 산체스에게도 걸리는 한 가지는 바로 수술 이력이다. 산체스는 2020시즌 도중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측부 인대 재건술(MCL) 수술을 받았다. 2021시즌 전체를 재활 기간으로 보낸 산체스는 2022시즌 마이너리그에서 26경기(116.1이닝) 등판을 소화했다.
한화 관계자는 “수술 이력이 있지만, 수술 기점으로 5년 이상은 대부분 팔꿈치 건강에 이상이 없다. 지난해 윈터리그에 가서도 문제없이 이닝을 소화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또 투구 폼이 부드러운 편이라 부상 재발 가능성도 적다고 판단했다. 여기 와서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만 돌아준다면 우리 팀도 승부를 걸 타이밍이 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는 개막전 단 한 경기 등판 기록을 남긴 채 팀을 떠났다. 사진=한화 이글스한화는 최근 외국인 투수 부상 악령에 극심히 시달렸다. 2021시즌 영입한 킹험은 2022시즌 단 3경기만 던지고 부상으로 시즌 도중 퇴출당했다. 이미 2020시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때 부상 방출 이력이 있었기에 도박으로 보였던 킹험 영입은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 거기에 킹험 대체 선수 격으로 데려온 예프리 라미레즈마저 어깨 염증 부상과 함께 시즌 막판 팀을 떠났다.
그래서 과거 부상 이력이 잦은 스미스 영입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 우려대로 스미스는 개막전 등판부터 자진 강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여줬다. 캐치볼 단계에서도 제대로 진도를 못 나가는 스미스를 두고 한화는 더 시간을 끌지 않고 결단을 내렸다.
팔꿈치 수술 이력이 있는 산체스는 킹험과 스미스의 뒤를 잇는 실패작이 돼선 안 된다. ‘건강함’만이라도 확연히 보여줘야 할 분위기다. 한화 관계자는 “부상 변수는 정말 어떻게 예단하기 힘든 요소다. 정말 기도하는 심정으로 산체스가 건강하게 끝까지 공을 던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