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사구는 타자가 피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공에 몸을 들이대서 맞으면 사구가 아닌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
상대팀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나와 주심에게 항의를 할 만큼 애매한 판정의 사구가 키움의 신인 김동헌에게서 또다시 나왔다. 벌써 두 번째다.
김동헌이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사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상황은 이랬다. 키움이 4-5로 뒤지던 9회 1사 후 김동헌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동헌은 삼성 이승현의 3구째 145km 패스트볼이 몸 쪽으로 오자 팔을 움직이며 팔꿈치 보호대에 맞았다. 타격을 하려고 반응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느린 화면으로 보면 팔꿈치가 공을 향해 내려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구로 판정되자 삼성 더그아웃에서 박진만 감독과 이병규 수석코치가 그라운드로 나와 최영주 주심에게 항의했다. 특히 바로 앞에서 이 모습을 본 강민호 포수는 타자가 팔꿈치를 피하지 않고 들이댔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그런데 문제는 김동헌의 사구 이슈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3회말 1사 후 김동헌이 KIA 윤영철의 137km 몸 쪽 패스트볼에 팔꿈치 보호대를 맞았다. 팔꿈치를 맞는 순간 윤영철은 팔꿈치를 들이밀었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당황했다.
상황이 애매하자 함지웅 주심이 1루로 다가가 나광남 1루심과 판정에 대해 논의했고 최종적으로 사구를 선언했다. 그러자 KIA 김종국 감독과 진갑용 수석코치가 그라운드 나와 함지웅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김종국 감독은 타격 자세를 취하며 김동헌이 팔꿈치를 들이대며 사구가 됐다는 제스처를 하며 오랜 시간 항의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삼성전, KIA전 모두 비슷한 상황이었다. 상대팀 감독들은 몸 쪽 공에 김동헌이 팔꿈치를 들이밀었다는 항의였다. 당시 김종국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볼 때 고의적으로 팔을 집어넣은 것 같았다. 첫날도 팔을 집어넣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고의성이 짙어 보여서 심판에게 항의를 했다"라며 고의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두 상황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에 일어난 사구였다. 만약에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공에 팔꿈치를 들이밀었다면 사구가 아닌 스트라이크 판정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동헌은 지난해 키움이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지명한 청소년대표 포수 출신 유망주로 키움 홍원기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루키다. 그런데 몸 쪽 공에 대한 사구 논란이 또다시 생겼다.
충암고 시절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사구 경험이 있는 걸로 봐서 몸 쪽 공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방법일 수도 있다. 사구는 다치지 않는 선에서 투구에 맞아 출루하면 안타 하나와 같은 가치다.
이제 김동헌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몸 쪽 승부를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모습으로 볼 때 김동헌은 몸 쪽 공을 피하기 보다 공에 맞아서라도 출루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선수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