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항상 준비하고 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은 박승욱은 KT 위즈를 거쳐 지난 시즌에 앞서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딕슨 마차도와 결별한 롯데는 센터 내야를 맡을 수 있는 자원 수집에 열을 올렸고, KT에서 방출됐던 박승욱은 입단 테스트를 통해 롯데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박승욱은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끝에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한 것은 물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개막전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롯데의 승리를 견인하는 등 이학주와 함께 롯데의 내야을 책임지며 100경기에 출전해 45안타 1홈런 8도루 타율 0.227의 성적을 남겼다.
롯데가 올 시즌에 앞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맺게 되면서 박승욱의 입지는 분명 좁아졌다. 하지만 박승욱은 '백업'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올 시즌 7경기에서 5안타 1도루 타율 0.625 OPS 1.375로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만난 박승욱은 '감이 좋다'는 말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 팀의 주전은 확실하게 다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스프링캠프 때부터 백업으로 준비를 계속해서 해왔다.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타석에 들어갈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박승욱은 지난 3월 28일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선 뒤 그동안 대수비로만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뽑아낸데 이어 15일 3안타, 16일에도 1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3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한 결과 0.625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박승욱은 "삼성전이 아마 개막하고 2주 만에 타석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감이 없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언제 타석에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정말 꾸준하게 연습을 했다. 연습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첫 타석에서 결과가 좋게 나와서 심리적으로 풀리니까 그다음에도 잘 되더라. 꾸준히 연습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현재 2루수 안치홍-유격수 노진혁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센터 내야수가 구축된 상황이다. 거금을 투자한 만큼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박승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박승욱은 주어진 위치에서 위축되지 않고 제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도 백업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몸과 마음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백업이라는 위치에 맞게 준비를 하니 편한 것이 있는데, 아무래도 백업 선수들이 1점차 등 타이트한 상황에 수비로 나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잘 하려고 노력, 준비하다 보니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타격감이 좋지만 삼성전 이후 박승욱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승욱은 "우리 팀 주전 선수들이 공격력이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모두 자기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아무래도 주전 선수들이 144경기 풀타임을 뛰는 것이 쉽지 않다. 체력 저하, 부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대비해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승욱은 "선발로 나간 선수들이 잘 해주기를 바라고, 안 다치기를 바란다. 또 그 속에서 한 번씩 쉬어가야 되는 경기가 있기 때문에 그때 내가 들어가서 좋은 플레이를 하다 보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는커녕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과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