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당 아자르에게 걷어차였던 볼보이가 어느덧 영국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부자가 됐다.
영국 '타임스'는 19일(한국시간) 영국의 35세 이하 부자 35명의 목록을 공개했다. 웨스터민스터의 7대 공작 휴 그로스베너가 98억 7,000만 파운드(약 16조 원)로 1위에 오른 가운데 가레스 베일, 라힘 스털링, 해리 케인 등 전현직 축구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이색적인 이름도 있었다. 바로 찰리 모건이다. 모건은 현재 잭슨 퀸과 함께 보드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금으로 둘러싼 병에 담긴 보드카는 영국의 술집과 클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해에는 5,300만 달러(약 704억 원)의 판매액과 1,500만 달러(약 199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축구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일 수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 축구를 오래 봐온 팬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바로 2012-13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 4강에서 아자르에게 배를 걷어차인 볼보이기 때문이다.
당시 스완지 시티의 볼보이였던 모건은 후반 35분 공을 깔아뭉개고 있었다. 스완지의 골킥이 선언된 상황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함이었다. 공을 빨리 빼내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던 아자르는 급기야 모건의 배 아래 있는 공을 걷어찼다. 모건은 배를 부여잡고 쓰러졌고, 아자르는 그대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스포츠맨십에는 어긋났다. 그러나 스완시의 팬으로서는 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다. 모건의 활약(?)에 힘입어 스완시는 첼시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팀 역사상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까지 거머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범했던 모건은 사업에서도 특출한 재능을 발휘했다. 7년 전 그가 만든 보드카 브랜드는 이제 영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보드카 중 하나가 됐다. 그의 보유 재산은 어느덧 5,500만 파운드(약 909억 원)까지 치솟아 35세 이하 영국인 중 27위에 해당하는 부호가 됐다.
심지어 케인보다도 자산이 많다. 토트넘 훗스퍼의 간판 스트라이커 케인은 이번 조사에서 5,100만 파운드(약 893억 원)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32위에 자리했다. 영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앞설 만큼 모건의 인생은 황금처럼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