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이 3월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예선 일본전에서 패한 후 힘겨운 발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사진 | 도쿄=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음주 파문에 휩싸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조사에 들어갔다. 구단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팩트 체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30일 한 매체가 “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대회 기간 술을 마셨다. 경기 당일 새벽까지 마신 선수도 있다”고 전했다.
WBC 대표팀은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호주에 7-8로 졌고, 일본을 상대로도 4-13의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4강 진출을 목표로 삼고 출정했으나 최악의 결과를 떠안고 씁쓸하게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시범경기를 거쳐 KBO리그 정규시즌이 개막했고, 야구열기가 뜨거워지면서 WBC는 조금씩 잊혀졌다.
약 두 달이 흘러 다시 논란이 일었다. 술이다. 정말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면 일이 커질 수 있다. KBO도 조사를 진행한다. 구단들도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KBO는 31일 “30일 경기 종료 직후부터 개별 조사를 시작했다. 31일 오전 9시 총재와 사무 총장, 관련 부서 담당자가 참석해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선수들에게 경위서를 제출 받고,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겠다. 이후 국가대표 운영규정이 어긋남이 있다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도곡동 야구회관. 사진 | 스포츠서울DB |
대표팀 소집 기간에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명확한 처벌 규정은 없다. 그러나 국가대표 운영 규정 13조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허구연 총재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속도가 중요하지만, 정확도가 더 중요하다는 기준을 세웠다.
구단들도 조심스럽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A구단 관계자는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본다”며 “WBC 당시 발생한 일이기에 KBO의 조사가 먼저다. 결과에 따라 우리도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내부 조사를 하고 있는데 보도로 나온 내용과 차이가 있다.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KBO에서 조사를 한다고 했고, 협조하겠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뭘 하기가 어렵다. 정확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 역시 “어제(30일) 경기 후 대표팀에 출전했던 선수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단호하게 아니라고 했다. 물론 선수의 말만 믿을 수는 없다. KBO의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덮어놓고 징계를 할 수는 없다. 경기 당일까지 술을 마셨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징계 수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휴식일 전날, 기분 전환 차원에서 가볍게 마신 것이라면 오히려 아주 큰 문제는 아니라고도 볼 수도 있다. 음주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WBC 1라운드 탈락 후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대표팀이다. 이번 음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더 큰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