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반진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버려진 골키퍼의 커리어가 끝날까?
영국 매체 ‘가디언’은 23일 “다비드 데 헤아는 유럽 주요 클럽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제안이 없다면 은퇴를 선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데 헤아는 2011년 7월 맨유 합류 이후 꾸준하게 골문을 지켰다. 팀이 부진할 때 번뜩이는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명불허전 골키퍼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직전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다 클린 시트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쌩쌩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연봉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재계약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맨유는 결국, 데 헤아와 결별했다. “12년 동행을 마쳤다.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다”며 공식적으로 이별을 선언한 것이다.
데 헤아는 12년 동안 활약한 맨유의 레전드 골키퍼다. 하지만, 끝이 좋지 않았고 초라하게 퇴장했다.
맨유의 레전드 드와이트 요크는 “데 헤아는 맨유를 위해 많은 일을 했음에도 마무리 방식은 정말 나빴다. 새로 합류한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이러한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돌려 까기도 했다.
맨유가 데 헤아와 결별 후 선택한 오나나를 향한 기대는 컸다.
맨유의 에릭 텐 하흐 감독과 아약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4,700만 파운드를 투자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다.
오나나는 이번 시즌 6경기에 출전해 14실점을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삼키는 중이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예선 1차전에서 정면으로 오는 공을 잡지 못하는 실수로 패배의 원흉이 되기도 했다.
오나나는 경기 후 “맨유의 시작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내 실수 이후 통제력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힘들다. 팀을 실망시켰다. 나 때문에 이번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골키퍼의 숙명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나나가 계속해서 부진하자 맨유 내부에서는 이럴 거면 데 헤아와 왜 결별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 헤아가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맨유 시절 동료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러브콜이 있었다.
영국 매체 ‘90min’에 따르면 호날두는 데 헤아에게 알 나스르 이적을 추천했지만, 유럽 무대에 남고싶다는 의사와 함께 거절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는 슈퍼스타의 경력 마무리 무대로 인기 만점이다. 이전보다 수준이 향상됐고 두둑한 연봉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알 나스르의 호날두 영입이 시작이었다. 슈퍼스타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다른 선수들에게 시선이 쏠렸다.
적극적인 유혹에 경력 황혼기가 아닌 아직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이 충분한 선수들도 대거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합류하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클럽들은 경쟁이라도 한 듯 슈퍼스타 영입에 팔을 걷었고 초호화 군단 구축에 나섰다.
알 이타하드가 바통을 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골잡이 출신 카림 벤제마를 영입한 것이다.
최근에는 네이마르가 이강인과 결별 후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알 힐랄으로 향하면서 오일 머니 대열에 합류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은골로 캉테, 칼리두 쿨리발리, 에두아르 멘디, 로베르토 피르미누, 후벵 네베스, 파비뉴, 조던 헨더슨, 리야드 마레즈 등이 EPL 무대를 떠나 오일 머니의 유혹에 넘어갔다.
호날두가 직접 나선 알 나스르가 베테랑 골키퍼 데 헤아 영입을 추진했지만, 거절했다.
행선지를 못 찾고 있는 데 헤아. 호날두의 제안을 수락했다면 엄청난 연봉을 챙길 수 있었지만, 거절한 후 커리어가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